교황, 제주 4·3 70주년 위로 메시지 보내
“아픔 딛고 치유와 화해 증진 기대”
모든 이와 형제적 연대 이루고 평화로운 세상 이룰 것 당부
2014년 세월호 위로… 지역교회 특정 사안 입장 표명 이례적
“제주 4·3 70주년 기념행사가 치유와 화해를 증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 근현대사가 품은 가장 큰 비극 가운데 하나인 제주 4·3 70주년을 맞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인과 한국교회에 위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교황이 지역교회가 관심을 기울이는 특정 사안에 입장을 표명하고 메시지를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와 제주교구 4·3 70주년 특별위원회(위원장 문창우 주교, 이하 제주 4·3특위)는 각각 4월 2일 오전 10시 제주 4·3 70주년 기념행사에 부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공식 발표했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르토 파롤린 추기경 명의로 온 이 메시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4·3 7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모든 이들이 형제적 연대와 항구한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새로운 각오로 투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의 전구에 맡기며, 모든 이가 희망을 굳게 간직하도록 늘 기도로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제주 4·3 70주년과 관련한 교황의 메시지는 제주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교황이 제주 4·3에 대한 메시지를 통해 유족 등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지 제주 4·3특위에 문의하고 제주교구가 주교회의와 주한 교황청 대사관을 통해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4년 한국 방문 당시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내 한국 국민과 신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 바 있다.
이에 앞서 제주 4·3특위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이기헌 주교)·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배기현 주교)는 제주 4·3 70주년 범국민위원회와 함께 4월 1~7일 일주일간을 ‘제주 4·3 70주년 특별 기념주간’으로 지내기로 한 바 있다. 기념주간 마지막 날인 4월 7일 오후 3시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4·3 희생자 유족과 관계자 등이 함께한 가운데 ‘제주 4·3 70주년 추념 미사’를 봉헌했다. 이어 이날 오후 6시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제주 4·3 70주년 광화문 국민문화제’를 열어 4·3을 제주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민적 기억으로 승화시켰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이창준 제주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