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22일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서 열린 원주교구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 기공식 중 조규만 주교(왼쪽에서 여덟 번째) 등 참석자들이 시삽을 하고 있다.
원주교구 숙원사업인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이하 기도학교) 기공식이 3월 22일 오후 충북 제천시 봉양읍 구학리 618-2 배론성지에서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로 열렸다.
기도학교 건립장소는 한국교회 최초의 신학교로서 1855년 파리 외방전교회 선교사 메스트르 신부가 세운 성 요셉 신학교가 자리했던 배론성지라는 데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기도학교는 박해시기 신앙선조들이 지켰던 뜨거운 믿음과 열정을 되새기는 신앙의 새로운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공식에는 전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원주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지역 정관계 인사 등 600여 명이 참석해 원주교구 숙원사업의 첫 발을 함께했다.
기공식은 공사 대지에 대한 축복 예식과 경과 보고, 공사 개요 설명, 시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조 주교는 기공식 인사말에서 “신앙인에게 가장 절실한 기도는 나 자신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교회와 우리 사회와 나라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우리 교구 사제와 평신도들이 자유롭게 만나서 기도하는 최적의 장소가 배론성지라고 생각해 이곳에 기도학교를 짓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꿈이자 원주교구의 꿈이 이제 이뤄지기 시작했고 오늘이 있기까지 건축기금을 모아준 김지석 주교님, 교구 사제단과 평신도들, 서울대교구 정진석 추기경님과 염수정 추기경님 등 고마운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조 주교는 ‘은총의 성모 마리아 기도학교’라는 이름에 대해 “원주교구 주보성인이 바로 은총의 성모 마리아로서 교구 설정 53주년이 되는 이날 교구 주보성인의 의미를 다시 확인하고 선포한다”고 말했다. 은총의 성모 마리아는 1913년 원동주교좌성당이 뮈텔 주교에 의해 ‘천주 성총의 모친’께 봉헌된 데서 유래한다.
축사를 맡은 권 주교는 “원주교구 신부님들과 평신도들이 교구 내에 마땅한 연수나 교육 장소가 없어 안동교구 시설을 이용하곤 했다”며 “안동교구의 소중한 고객을 잃게 된 것은 아쉽지만 원주교구가 기도학교를 세우는 데는 하느님이 일찍부터 마련한 뜻이 있었을 것”이라고 축하했다.
기도학교는 대지면적 1만199㎡, 건축면적 3070.7㎡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성당과 대강당, 숙소(81실)와 기타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9년 7월까지 15개월간 공사를 거쳐 준공할 예정이다. 시공은 두산건설이 맡았다.
조 주교는 2016년 4월 원주교구장에 부임해 교구 사정을 면밀히 파악한 뒤 사제와 평신도들이 개인이나 단체로 모여 기도하고 교육할 수 있는 장소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9월 8일 교구 사제 피정 중 기도학교 건립을 사제단에 제안해 전적인 동의를 얻었다. 이어 10월 19일 기도학교 건립위원회를 발족시켜 지난해 3월 3일 현 건립부지를 최종 확정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