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구장 주교들은 4월 1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부활 메시지를 발표, 부활하신 주님 빛을 따라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또한 교구장 주교들은 최근 한국사회에서 일어난 ‘미투(Me Too) 운동’에서 교회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상기시키며, 먼저 사제들의 쇄신을 주문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부활하신 주님께 빛을 청하기에 앞서 우리는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청해야 할 것”이라며 부활을 믿는 우리의 자세도 변화시킬 것을 당부했다. 이어 “일부 사제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약한 이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다”며 “착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 상처를 치유해주어야 할 사제의 본분을 망각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특히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지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인격에 상처를 주었거나 그로 인해 누군가 교회를 떠나게 했던 모든 죄를 반성하며, 겸손하게 살겠다는 약속을 잊고 섬기기보다 섬김을 받으려 했던 우리 삶을 반성한다”고 전했다. 또한 “부서지고 낮추인 마음을 낮추 아니 보시는 우리 주님, 부활하신 주님의 용서와 자비를 청하며 참다운 변화를 이루어가겠다”고 밝혔다.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와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도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예수의 부활이 우리의 믿음을 굳게 해 회개의 길로 이끌어주길 희망하자고 당부했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사제단은 물론 교구민 모두가 회개와 쇄신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주교는 근래 교구가 많은 시련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주님께서는 기꺼이 모욕과 모함, 수난과 고통, 죽음을 감내하고 받아들이셨다”면서 “우리도 나에게 주어지는 시련들을 잘 이겨 내고 스스로 쇄신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옛것을 죽이고 회개하여, 주님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조건 없는 사랑의 힘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주교는 한국교회가 지내고 있는 평신도 희년을 상기시키며, “우리 교회가 진정으로 평신도 희년을 경축하고 다양하고 풍요롭게 평신도들의 노고를 기억해야 한다”면서 “희년의 정신이 그 본래의 취지에 맞갖게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안으로 확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기원했다.
이 밖에도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와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최근 불거진 낙태죄 폐지 운동을 겨냥해 생명수호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한반도 평화의 바람이 ‘유리그릇’처럼 쉽게 깨지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