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 평범하게만 살아온 나에게 이런 영광은 우리 어머님이 지금까지 건강하게 장수하신 덕분』이라는 박희순(마리아ㆍ64세)씨. 40여년 동안 지극한 겸손과 순종으로 시어머니를 모셔온 그가 진짜 효부의 주인공이다.
40대에 남편을 여윈 후 홀로 남은 시어머니를 극진히 봉양하며 6남매를 모두 훌륭히 키워낸 박씨는 이번 5월 7일 어버이날을 기념、보건사회부 장관으로부터「효부상」을 받았다.
시집 와서 43년간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왜』라는 말 한 마디를 해보지 않았을 정도로 어머니에게 순종하며 살아온 박씨의 삶은 요즘 젊은 이들에겐 이해 안 가는 얘기인지도 모른다. 시어머니 김분희(율리안나ㆍ91)씨조차도 이런 며느리를『바보』라고 놀리곤 하지만 박씨는『나처럼 남편을 일찍 여의고 더군다나 외아들까지 잃은 어머니의 슬픔과 한을 생각하면 언제나 더 잘해 드리지 못하고 호강시켜 드리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한다.
구순이 넘은 시어머니와 한 방에서 생활하면서 한시도 어머니의 곁을 떠나지 않는 며느리、경로당에 나가는 어머니를 위해 자신도 경로당 총무를 맡아 같이 활동하는 며느리를 두고 주의에선『특별난 것은 아니지만 아무나 저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생활 자체가 효로 가득 찬 박씨야말로 효부 중의 효부』라고 입을 모은다.
원래 불교 신자였던 박씨가 가톨릭 신자가 된 것은 44세 되던 해 말다툼 한 번 해보지 않았을 정도로 금슬 좋았던 남편이 갑자기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였다.
『세례를 받으면 천당에 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남편을 대세시킨 박씨는『신부 수녀도 혼자 사는데 나도 주님을 믿으면 혼자 살지 못하겠는가』라는 생각에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불교 집안에서 결코 쉽지 않은 시집살이를 하던 박씨에게 가톨릭 개종은 매우 조심스런 일이었다. 그러나 의외로『아이들 아버지가 천당 간다』는 박씨의 말에 시어머니도, 대학교에서 국민학교에 다니던 6남매도 순순히 세례를 받았다.
이제 박씨의 어머니에 대한 극진한 사랑과 공경은 어머니뿐만 아니라 다른 노인들에게도 이어져가고 있다. 연령회 회원、레지오 단원으로서 불우한 노인들을 자주 방문、전교하고 있는 박씨는 뒤늦게 배운 수지침을 경로당이나 병든 노인들에게 찾아가 놓아주고 있는「젊은 노인」이다.
『나 편한 것만 생각하면 고부간의 갈등은 끊이질 않아요. 주님은 우리에게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의 진정한 이웃은 바로 우리 가족에서부터 시작되거든요. 우리 부모、우리 형제들에 대한 사랑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달되는 것 아닐까요?』
자신도 이제 시어머니로 둘째 아들 내외 상신균(스테파노ㆍ35)씨와 며느리 정미원(스텔라ㆍ33)씨의 극진한 봉양을 받고 있는 박씨에게서『효는 대물림』이라는 깊은 뜻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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