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겹게 일생을 살아온 할머니가 본당 수녀원과 성모상 건립을 위해 1천만 원의 돈을 선뜻 내놓아 주위 사람들을 감동케 하고 있다.
인천교구 김포군 양곡본당(주임=김영욱 신부)이 수녀원과 성모상 건립을 위해 고심하던 차에 이 본당 정정순(마리아ㆍ71세) 할머니가 자신이 평생 벌어 저축했던 1천만 원을 내놓은 것. 더군다나 이 할머니는 후두암 말기 환자로 현재 호스피스 간호를 받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돈 있는 사람들이 몇 억씩 사회단체에 기부하는 것보다 더욱 의미가 있는 이 할머니의 모습은 성경 속 가난한 과부의 헌금 그 자체 같기도 하다.
경상북도 영천군 화양에서 무남독녀 외동딸로 태어난 정정순 할머니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고아로 자라야 했다. 17세 되던 해 시집을 갔으나 6ㆍ26로 인해 사랑하는 남편을 잃어야 했던 정 할머니는 남의 집을 전전하며 식모살이를 해야만 했다.
세상 천지에 피붙이 하나 없이 여기저기 떠돌던 정성순 할머니는 38세 되던 해 4남매를 거느린 11세 연상인 남자와 재혼했으나 남편이 환갑을 넘기자마자 죽고 또 다시 과부가 돼야 했다.
『내가 죽고 묻힐 곳이 천주교 묘지이기에 마땅히 할 일을 다했다』며 겸손해하는 정정순 할머니는『세례 받은 지는 얼마 안 되나 성당 다니는 것이 너무 즐겁고 힘이 난다』며 밝게 웃었다.
정 할머니는 얼마 전 살고 있는 집을 성당 바로 앞으로 이사를 올 정도로 열심이다. 창문을 열면 성당이 훤히 보이는 집에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며 웃는 정정순 할머니. 누구 하나 돌보는 이 없이 홀로 살고 있는 정 할머니가 언제 운명할지 모르는 후두암 말기 환자이기에 본당 신부와 수녀들의 가슴을 조이게 하고 있다. 이웃에 있는 할머니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매주 한 번 호스피스 봉사자가 서울서부터 와서 돌보기는 하나 잘 때가 가장 위험한 이 할머니에게 자식들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가?
정정순 할머니는『성당에 돈을 낸 것이 신문에 나면 나라에서 주는 배급을 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할 정도로 힘들게 세상을 살아왔지만『인생의 막바지에 신앙으로 다시 태어나 꿈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곧 어버이날이 돌아오지만 정 할머니에게는 찾아올 이가 아무도 없다. 혈혈단신 세상을 살아가는 정 할머니에게 유일하게 남은 것은 성모님의 따뜻한 품일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