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경’이라는 말이 낯선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는 신·구약성경으로 인정되지는 않으나, 동시대에 쓰인 종교적 문헌을 이른다. 이 같은 내용을 폭넓게 다룬 책 「구약 외경1」이 나왔다.
특히 ‘구약 외경’은 제2성전기 후반, 기원전 200년경부터 기원후 100년경 사이 저술된 유다교 문학 작품을 담고 있다. 신·구약 중간기라고도 하는 시기에 만들어진 구약 외경을 통해, 유다 민족이 역사적 아픔과 수난을 겪으며 어떻게 신앙과 신학을 발전시켜왔는지를 다룬다.
또 구약 외경은 그 내용에 있어서도 구약과 신약을 잇는 역할을 해 구약성경의 신학이 구약 외경을 넘어 신약성경의 신학에 이어지도록 돕는다.
책을 번역·주해한 저자는 펴내는 말에서 “신·구약성경에 비해 구약 외경의 연구가 덜 된 것이 사실이나, 학문적인 측면에서 그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신약성경에 나타는 메시아사상이나 묵시 문학적 은유들은 구약 외경을 읽지 않고서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구약 외경을 통해 당시 유다 백성이 기대한 메시아는 어떤 메시아인지, 그들이 기대한 하느님 나라와 종말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약을 풍성하게 이해하기 위해 구약 외경을 연구할 필요성에 대해서 많은 학자들이 공감하고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에는 구약 외경이 제대로 번역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작업 끝에도 구약 외경이 번역·출간돼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며 구약성경 시리즈가 제2성전 후반기, 즉 구약성경에서 신약성경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유다인의 삶과 신학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신약성경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님성서연구소에서 내놓는 구약 외경 시리즈는 이번 「구약 외경1」을 시작으로 차례로 번역될 예정이다. 시리즈 첫 번째 권인 이 책에서는 그리스어로 전해지는 5개 작품을 문학 유형별로 나눠 실었다. 묵시 문학 편에는 에녹1서, 시편 문학 편에서는 솔로몬의 시편, 설화와 전설 편에서는 요셉과 아세넷, 예언자들의 생애, 아리스테아스의 편지로 구성했다. 또한 그리스어 본문과 우리말 번역을 싣고 해제와 각주를 덧붙여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구약 외경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경과 신앙을 더욱 폭넓게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