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기슭에 서 있는 서울대 음대 서계숙(엘리사벳·57) 교수의 방에서는 한동안 피아노·바이올린·첼로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서씨의 두 딸인 김혜란(마리안나·27), 정란(마리헬렌·25) 자매의 정다운 목소리가 지나가던 사람의 발길을 붙잡았다.
6월 8일 오후 7시 30분 호암아트홀에서 피아노 트리오 연주회를 가진 서계숙씨와 두 자매는 그동안 성당이나 소규모 모임 등에서 함께 하는 무대를 마련한 적은 있으나 세 모녀가 함께 꾸민 공식적인 연주 무대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자매가 모두 미국 유학 중으로 이번 무대를 위해 일부러 귀국해야 했기에 연습 시간은 그리 넉넉하지 못했다고 한다.
『낮에는 학생들을 지도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저녁에 연습을 했지요. 다른 사람과 연주할 때에는 내가 맡은 부분만 신경쓰면 되지만 이번 연주회는 딸들의 연주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했기 때문에 아주 힘들었어요』
하지만 혜란, 정란 자매는 어머니와 함께 하는 연주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언니인 혜란씨는『긴장감이 없다는 점은 조심해야겠지만 서로의 연주에 대해 기탄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며 웃었고 정란씨는『어머니같이 유명한 음악가도 연주회를 앞두고 그렇게 열심히 연습을 한다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서계숙씨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대학원을 졸업한 뒤 서울시향, 대구시향과의 협연, 수 차례의 독주회와 실내악, 트리오 연주 등 수많은 연주회를 연 바 있고 현재 서울대 음대 교수로 있다. 김혜란씨는 연대 음대를 졸업한 뒤 여러 차례 협연, 독주회 등을 갖고 현재 미국 인디아나 대학원에 유학 중이다. 김정란씨는 역시 미국 페퍼다인 대학교 기악과에 재학 중이다.
『혜란이의 섬세한 성격과 정란이의 선이 굵고 대범한 성격이 각각 바이올린과 첼로라는 악기의 특징과 소리에 잘 어울린다』는 서씨의 말에 두 딸은『수학적이라고 할 만큼 정밀하고「논리적」』,『연습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이 열심한 자세가 본받을 만하다』며 서로 칭찬했다.
동생인 서계령씨(경희대 음대 교수·피아노)와 이미 10여 차례의 자매 연주회를 갖기도 한 서계숙씨는『이번 연주회가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 가족들이 함께 하는 연주회를 계속해서 마련할 계획』이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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