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이한 웃음 소리 때문에「딱따구리」라는 별명으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김종환씨(암브로시오).
교회 안의 각종 행사 및 축제에 나타나 신자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만능 사회자요, 레크리에이션 지도자인 그는 어느덧 우리에게 너무도 친근한 유명인사(?)가 되어버렸다.
「천주교 신자 중 딱따구리를 모르면 간첩」일 정도로 원주교구에서 제주교구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의 신자들을 만나온 그는 여름이면 더욱 바쁜 하루를 보낸다. 여름학교를 준비하고 주일학교 교사들의 연수며 주일학교 캠프, 단체캠프, 본당 가족캠프등 각종 행사로 인해 집에 들어가는 날보다 산이나 바다에서 지내는 나날이 더 많아도 그에겐 하나의 작업철학이 있다.
『아무리 바빠도 장애인, 무의탁 노인, 장기수 등 외롭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행사에는 기꺼이 응한다』
그를 만나려면 가톨릭교회가 주최하는 장애인 행사, 무의탁 노인이나 장기수 위문공연에 가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들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그는『그래서 더더욱 스타가 되어야 한다」며 늘 각오를 새롭게 다진다.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안에서도 스타가 돼야 정말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질 것』이라는 그의 생각 뒤에는『이만큼의 말재주와 재치를 주신 하느님이라는 빽이 언젠가는 반드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믿음이 깊게 깔려 있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제가 남들에게 기쁨과 웃음을 주는 이 직업에 종사하게 된 지난 세월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하느님이 진작부터 예비하셨다는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아마 지금도 저에게 무언가를 준비시키고 계시는지도 모르죠』
4대째 이어오는 구교 집안에서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았으며 재수 시절부터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생활을 시작해 지금까지 18여 년을 계속해온 그는 축제처럼 즐겁지만은 않던 삶의 굴곡을 건너오기까지『신앙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고 거듭 말한다. MC라는 말은 물론이고 레크리에이션이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70년대 중반, 주일학교 교사생활을 하며 소창 등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그는 개신교 교회에서 주최하는 교육이나 유아교육과에 재학 중인 동료들을 찾아가 율동과 노래와 게임 등을 배웠다.
『사실 어렸을 적부터 복사활동 등 단체활동을 통해 사회자로 나서길 좋아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저를 보신 수녀님들이「좋은 탈렌트를 얻었다」고 종종 그러셨는데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죠』
초등부 주일학교 교사연합회 초대회장을 맡아 활동하며 레크리에이션부를 개설, 주일학교 교사교육을 실시하기도 한 그는 지원을 요청하는 주일학교 피정 및 캠프 등에 참여하며 조금씩 사회자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방송국과도 인연을 맺어 MC 및 리포터 KBS「생방송 큐」「얄개시대』등에 출연, 사람들에게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딱따구리라는 별명도 웃음 소리뿐만 아니라 그때 당시 흰 바지에 빨간 모자를 자주 썼던 그를 보고『인기인이 되려면 별명이 있어야 한다』며 어린들이 지어준 이름이었다.
『생활의 여유가 있어 문화 행사와 여흥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된 지금과는 달리 그때는 사회자를 그저「딴따라」로만 여겨 전문인 대접을 받기는커녕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생을 많이 했어요.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어려운 상황이 겹쳐 참으로 힘든 나날를 보낸 게 바로 80년대 중반일 거예요』
지금은 그의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대우도 많이 달라졌음은 물론『놀이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는 그는『나만의 시간에서 우리라는 시각으로 모든 걸 보려고 하는 신자들의 모습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전한다.
아버지의 삼우제에도 사회를 보며 남을 웃기고 자신도 크게 웃어야만 했던 그런 어려움보다는『장애인 등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며 기쁨을 나누는 보람』이 더 컸던 탓에 지금도 후회없이 사회자의 길을 가려는 김종환씨의 꿈은 바로『장애인들을 위해 캠프장을 마련하는 것』이다.
『병을 앓고 난 후유증으로 3일간 눈에 이상이 생겨 앞이 안 보인 경험을 갖고 난 후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그는『지상의 예수님인 장애인들이 장애에 아랑곳없이 충분한 휴식과 놀이를 실시할 수 있는 최상의 편의공간을 만드는 것이 소원』이라면서『이것은 항상 기쁨의 자리 안에 있게끔 섭리하신 주님의 은총에 보답하는 길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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