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후 동족상잔의 이데올로기가 싫어 제3국을 택한 76인의 반공포로 중 한 명으로 44년간 이국생활을 마감하고 금년 3월에 영구 귀국,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남수(안드레아ㆍ61)씨가 귀국 3개월여 만에 친동생 김이화씨(59)와 극적으로 상봉했다.
한국전쟁 제44주년 하루 전인 6월 24일 음성 꽃동네에서 해후한 두 남매는 기쁨에 벅차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해 보는 이로 하여금 또 한 번 전쟁의 비극과 통일의 염원을 되새기게 했다.
외삼촌 박광래씨와 함께 24일 오후 3시 서울에서 꽃동네를 찾아와 남매지간을 확인한 김이화씨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다가 김남수씨가 오빠임이 밝혀지자『왜 이제 왔냐』며 통한의 눈물을 터뜨렸다.
『고향이 어디냐』『부친 성함은』『어머닌 언제 돌아가셨느냐』며 꼬치꼬치 한 가지씩 묻는 이화씨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하는 김남수씨를 본 오웅진 신부와 꽃동네 가족들은『틀림없는 남매간』이라면서 제 형제를 찾은 양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김이화씨는『외삼촌 손에 이끌려 꽃동네에 올 때까지 의심하며 이게 꿈인지 생신지 분간을 못했는데 꿈에도 그리던 오빠를 찾게 돼 돌아가신 아버님의 한을 풀어드리게 됐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서울 성동구 구이동에서 남편 최규방씨와 함께 채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이화씨는 지난 82년 KBS가 방영한 이산가족찾기 프로에도 5차례나 나가『오빠 김만수』를 찾았다면서『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어 오빠가 죽은 줄로만 알았다』고 흐르는 눈물을 억누르지 못했다.
김남수씨는 극적인 상봉에『한편으론 기쁘고 또 한편으론 더없이 슬프다』며 애써 담담한 모습을 지우면서도『동생과 함께 아버님 묘소를 찾아 불효의 한을 참회하고 싶다』고 흐느꼈다.
음성 꽃동네에서 3개월 간의 요양 기간 동안 건강이 호전돼 현재 꽃동네「노인들의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남수씨는 서울 구이동에 있는 동생 이화씨의 집에서 며칠간 생활하다 꽃동네로 돌아와 거취문제를 상의할 예정이다.
한편 브라질 정신 감호소에 수용돼오다 김수환 추기경과 서울대교구 교도사목회, 브라질 상파울로 한인성당의 각별한 주선으로 석방, 영구 귀국한 김남수씨는 꽃동네에 입주하면서 오웅진 신부와 함께 동생 찾기에 백방으로 노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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