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건환 교수(54ㆍ시몬ㆍ부산 광안본당ㆍ부산대 지리교육과)가 바다 갈매기들이 제 고향으로 돌아갈 때까지 매일 빠짐없이 아침 6시 광안리 해변에 나타나 먹이를 나눠줄 때 그 주위를 무리지어 날개짓 하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로 낭만적인 풍경을 자아내기까지 하지만 사실 그 내면의 뜻을 알게 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것은 바로 강단에선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또한 신앙인으로서 오 교수가 전개해온 환경운동의 이론과 실천이 몸에 배인 모습이기 때문이다.
70년대 말 낙동강 하구언 둑 공사를 계기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일을 시작했다는 오 교수는 환경에 대해 주제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그 이유에 대해『내가 사는 지역부터 내 가까이 있는 자연을 가꾸어나가는 심성, 예를 들면,「항상 나와 함께 해온 낙동강」이란 표현처럼 정서적 혜택을 누리게 하는 환경이 될 때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오 교수는 각 지역에 맞는 환경운동 모델의 하나로 자신과 함께 살아온 광안리지역을 선정, 지난 93년 1월부터 갈매기에게 먹이를 제공해주는 일을 시작했다.
갈매기 먹이는 바로 회센터에서 발생되는 부산물인 바다 고기의 머리와 내장이다. 하지만 이것이 내버려지는 쓰레기에서 훌륭한 먹이로 변하고 이를 먹은 갈매기의 부산물이 바다 플랑크톤의 영양원을 제공해주고 그 결과 작지만 환경보호운동 실천이라는「일석사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오 교수의 광안리에서의 작은 움직임은 어떤 구호보다도 절실히 피부에 와닿는다.
학회나 다른 일로 출장을 가게 될 때면 일을 끝낸 후 막차를 타고 새벽녘에 내려와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 갈매기와 함께 했다는 오 교수.『아내가 아팠을 때 아내를 돌봐야 하느냐 아니면 갈매기를 돌봐야 하느냐는 선택의 기로(?)에 고민한 적도 있었다』며 웃음 짓는 그의 얼굴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과 확신을 엿볼 수 있었다.
본당 레지오마리에 단원으로 단원들에게 환경운동의 필요성을 늘 강조하고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환경분과위원으로 환경운동에 대한 이론을 지상에 소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온 오 교수는 본당 차원의 환경분야에 대한 신자들의 노력과 관심을 촉구하며『심리적 공간 개념을 도외시한 서구의 환경운동은 21세기에 이르면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오 교수는 환경운동의 미래를 이같이 진단하고 그 대안으로『인간과 자연이 하나인 동양사상에 근거 치유하는 우리 정서에 맞는 방법을 사용할 때 가장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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