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5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열린 「유스토 다카야마 우콘」 출판기념회 중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기수 신부, 대구대교구 총대리 장신호 주교, 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 저자 후루스 가오루 신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역자 유은주씨,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역사전문위원 유은희 수녀(앞줄 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이승훈 기자
자신을 낮춰 온몸으로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실천한 ‘땀의 순교자’ 복자 다카야마 우콘의 발자취를 담은 「유스토 다카야마 우콘」 출판기념회가 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로얄호텔에서 열렸다.
다카야마 우콘은 1553년 일본 전국 시대에 태어난 영주(다이묘)로 ‘유스토’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신앙을 증거하다 고국에서 추방당했다. 그는 먼 타국 필리핀 마닐라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온몸으로 신앙을 불살랐다. 세력 다툼이 치열했던 일본 전기, 봉건 영주였던 우콘은 가진 것을 모두 내어놓고 더 낮은 곳으로 향하며 끝까지 신앙을 증거함으로써 400년이 지난 지금도 깊은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갖은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꽃피운 그는 2017년 2월 7일 일본 오사카에서 시복됐다.
가톨릭신문사가 다카야마 우콘 시복 1주년을 기념해 번역·출간한 책은 한·일교회 교류에도 새로운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카야마 우콘의 숭고한 삶은 현대인의 메말라가는 영성에 화수분이 될 뿐 아니라, 복자의 필리핀 유배 당시 만났던 조선인 복자 카이요와의 관계 등을 통해 두 나라가 신앙 안에서 한 형제임을 되새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같은 문화적 교류는 두 교회 간에 새로운 신앙의 공감대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국경을 넘어 아시아 복음화로까지 지평을 넓혀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본사 사장 이기수 신부는 이날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창간 90주년 행사를 치른 가톨릭신문은 올해부터 창간 100주년을 앞두고 ‘평화’와 ‘아시아 복음화’라는 큰 두 가지 주제로 한국교회 안에서 매스컴 사도직을 수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책 출간이 아시아 복음화라는 차원에서 한국교회와 일본교회의 교류에 도움이 되고 아시아교회 전체의 복음화에도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자인 후루스 가오루 신부(일본 나가사키대교구)는 이날 출판기념회 중 마련된 특별강연에서 「유스토 다카야마 우콘」의 집필 계기와 우콘의 생애, 세계화, 시복 의의 등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교회사와 순교자현양사업 관계자 및 복자에 관심이 있는 한국교회 신자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조환길 대주교(대구대교구장)는 행사 축사에서 “이번에 출간된 책은 단순한 전기가 아니라 그리스도와 복음을 아는 복자의 삶을 담았다”며 “낮춤의 의미를 아는 다카야마 우콘이 낮춤을 실천하며 그 삶을 몸으로 보여줬다. 책 발간을 통해 복자를 한국교회에 알릴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