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석씨는 "장애인들이 더욱 섬기고 나누는 모습을 통해 과부의 헌금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말한다.
“제가 발 디디고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예수님이 바라는 나눔과 섬김은 무엇일까 고민하는 것. 그게 신앙생활 아닐까 합니다.”
누구나 매일 크고 작은 수많은 판단을 하며 살아간다. 안의석(바오로·61·용인대리구 성복동성마리아요셉본당)씨도 매 순간 판단에 부딪힌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 법에 비추어 옳고 그름을 가리는 일이 직업인 그에게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다. 안 씨는 그런 판단의 순간마다 속으로 이렇게 기도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안씨가 세례를 받은 것은 1995년. 세례를 받자마자 꾸준히 성경을 공부하면서 신자로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했다. 안씨는 그렇게 고민할 수 있었던 것은 “대부님이 이끌어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안씨의 대부 석인환(치릴로)씨는 신심도 깊을 뿐 아니라 교회에서도 활발히 봉사하는 사람이었다. 석씨는 안씨를 본인이 강의하는 성경강좌에 초대했고, 안씨는 그 강좌를 계기로 교구 여정 성경공부반을 수료했다. ‘세상속의 영성 수련’ 피정에도 참석해 CLC회원으로도 활동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또 본당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 단원으로, 교구 변호사회 회장으로, 교구 법률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해왔다.
“자기 자리에서 어떻게 가족과 이웃에게 봉사하고 섬기고 나눠야 하는지, 장애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배웠습니다.”
안씨는 1997년 수원에 있는 장애인 그룹홈 나눔의 집을 방문하다 척추가 굳어 움직이지 못하고 늘 누워 있어야만 하는 장애인을 만났다. 안씨는 함께 봉사하던 이들과 함께 이 장애인의 고관절수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허리라도 약간 세울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였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불가능했던 국가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고, 필요한 지원이 척척 준비됐다. 게다가 수술이 끝나자 그 장애인이 허리도 가눌 수 있을 뿐 아니라 혈색이 돌고 살이 올랐다.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살아난 것이다. 안씨에게는 하느님의 손길을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그를 계기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모임 ‘오손도손’을 만들어 20여 년을 이어오고 있다.
안씨는 “장애인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더 섬기고, 나누며 사는 모습을 보며 과부의 헌금의 의미를 배운다”면서 “진정한 신앙인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그들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신앙인이 되고 싶어서 끊임없이 고민하지만 쉽게 답이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모두 ‘순례자’인가 봅니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서 그분의 뜻에 맞게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