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일 요한 성인의 순교 151주년을 기념해 성인 성해 이동길 순례에 나선 대구 비산본당 신자들이 1월 21일 오전 성인상을 앞세우고 주교좌 계산성당을 지나고 있다.
대구대교구 제2주보인 이윤일 요한 성인의 성해 이동길이 교구 성지 순례길로 지정됐다.
교구는 비산본당(주임 김명현 신부)이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 조성한 ‘성 이윤일 요한의 사랑과 순교의 길’(이하 성 이윤일 요한 길)을 교구 성지 순례길로 정한다고 1월 11일 밝혔다.
성 이윤일 요한 길은 1867년 대구 관덕정에서 참수 순교하고 형장 근처에 임시매장 됐던 성인의 유해를 2년 뒤 후손들이 대구 날뫼 뒷산(현 대구시 서구 비산동)으로 이장하고자 성해를 모시고 이동한 경로를 순례길로 조성했다. 순례 코스는 관덕정순교기념관을 시작으로 주교좌 계산성당-달성공원-북비산네거리-원고개 시장-기념비(성인 무덤 추정지)를 거쳐 비산성당에 이르는 약 3.6㎞ 구간이다. 교구는 새롭게 지정된 순례길을 교구민 모두가 성인을 기억하며 순례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구 비산본당 신자 200여 명은 이윤일 요한 성인의 순교 151주년 기념일이던 1월 21일 오전 대구시 중구 관덕정순교기념관을 출발해 비산성당까지 이어지는 ‘성 이윤일 요한 길’을 순례하고 성인을 현양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순례에는 본당 신자들뿐만 아니라 비산동 지역 주민들도 참가했다.
한겨울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신자들은 성인상을 앞세우고 순례 내내 묵주알을 돌리며 성인께 전구를 청하며 순교신심을 본받고자 기도했다. 특히 이날 본당 주임 김명현 신부는 순례단과 함께 비산성당 인근의 성인 무덤 추정지에서 성인상을 축복했다. 본당은 이곳에 기념비를 세우고 지역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을 갖고 있다. 이밖에도 본당은 2월 3일 오후 7시 성전에서 노래극 ‘핏방울 여울져 이땅에’라는 제목의 성 이윤일 요한 순교기념극을 공연한다.
한편 교구는 이날 오후 5시 관덕정순교기념관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순교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는 교구민 300여 명이 참례했으며 교구 사무처장 노광수 신부와 관덕정순교기념관장 이찬우 신부가 공동집전했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순교는 한순간 결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을 주님의 뜻에 따라 살고, 언제나 십자가를 질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때 가능한 일”이라며 “자신의 것을 버리고 매일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살았던 순교자들을 본받아, 우리도 성인처럼 하느님을 따르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청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교구청 교육원 대강당에서는 제23회 청소년 윤일축제도 개최됐다.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