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가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우리에게 알려주려고 한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시작된 책이 있다. 「예수의 유산」(부제: 그리스도교 정신을 새롭게 생각하다)이다.
책은 예수님의 죽음과 ‘하느님 나라에 대한 복음 선포’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깊이 있게 파고든다. 또한 저자는 그리스도가 자신의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지킨 복음을 우리가 문자적 의미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경계한다.
더불어 성경이 굳어진 문자가 아니라 끝없이 우리들을 살아 있게 하는 말씀이라면, 그것을 우리의 삶 안에서 실천하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독일 튀빙겐 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성서언어학을 가르쳤던 저자 마인라트 림베크(Meinrad Limbeck)는 서문에서 ‘예수는 무엇 때문에 나자렛으로 왔는가? 인간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고 왔는가, 아니면 기쁜 소식을 인간에게 전하려고 왔는가?’에 대해 “가장 오래된 복음서는 이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한다. “요한이 잡힌 뒤에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에 가시어, 하느님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4-15)””라고 풀어놓는다.
이어 이런 물음들과 속죄와 희생, 대속으로서 예수의 죽음에 대해 불붙은 신학적 논쟁을 다룬다며 “예수의 폭력적 죽음은 예수 자신의 지상 삶에서 나온 결과이니, 거기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한다. 독자들로 하여금 이 점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우선적 목적”이라고 밝힌다.
1부에는 ‘십자가를 향한 예수의 여정’으로 하느님은 진정 예수의 죽음을 원했는가, 예수의 하느님상, 예수가 말하고 행한 것 등이 담겼다. 2부는 ‘부활’, 3부 ‘예수의 죽음에 대한 해석’, 4부 ‘예수가 남긴 유산’, 5부 ‘그리스도교의 의미’로 구성됐다.
옮긴이 김형수 신부(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예수의 고난과 죽음이 비록 하느님이 뜻이 아니었다고 해도, 예수의 삶과 복음은 결코 그 의미와 가치를 상실하지 않는다. 예수의 수난은 예수 자신을 통해 그 의미를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은 독자들에게 예수의 고난과 하느님 나라라는 복음 선포의 연관관계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우리 삶에서 하느님 나라를 깨닫고 실천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