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가톨릭 미술상’ 특별상 수상자로 유희준 명예교수(비오, 한양대)가 선정됐다. 본상 회화 부문상은 김만용(프란치스코) 작가, 추천작품상 공예 부문상은 손숙희(라우렌시아) 작가에게 돌아갔다.
‘가톨릭 미술상’은 주교회의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장봉훈 주교)가 교회미술의 발전과 토착화를 위해 제정, 운영하는 상이다. 문화예술위는 ▲깊은 신앙심을 드러내면서 예술성이 높은 작품 ▲정통성에 기인하면서 창작성이 뛰어난 작품 ▲세계적인 보편성 위에 한국적 토착화 표현에 성공한 작품 ▲신재료와 기법의 개발로 보존성을 높이고 가톨릭 미술 표현영역을 넓히는데 이바지한 작품 등을 기준으로 시상하고 있다. 또한 특별상은 한국 교회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작가의 업적을 기리며 시상한다.
문화예술위는 1월 17일 제21회 ‘가톨릭 미술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시상식은 2월 7일 오후 3시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파밀리아채플에서 진행한다.
특별상 수상자인 유희준 교수는 한국 교회 건축에서 중요한 발자취를 남긴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 교수는 특히 1970~80년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창작을 추구해 한국 교회에 현대적 종교 건축의 방향을 제시한 점을 높이 인정받았다. 또 외형이나 공간 구성 등을 신자들이 능동적으로 전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평을 받았다.
주요 설계 작품으로 수원교구 성라자로마을 성당, 서울 반포성당, 대구가톨릭대학교 가톨릭회관 등이 있다.
본상 수상자인 김만용 작가는 한국화의 새로운 표현 영역을 탐구해온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 작가는 화선지에 먹으로 그리는 전통적인 방법은 물론 기와 표면에 그림을 그리거나 그림 배경에 한지를 뜯어 붙이는 콜라주 기법 등 재료를 확장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이어왔다. 수상작은 한국화 ‘네 십자가를 지고…’이다. 김 작가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한다”(마태 16,24)는 성경 구절을 모티브로 이 작품을 창작했다. 한지 점토를 활용해 만든 울퉁불퉁한 작품 배경에 인물들을 선명하게 그려내, 예수님을 비롯한 인물들이 느끼는 십자가의 고통이 더욱 효과적으로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손숙희 작가는 도자기로 만든 ‘성모상’으로 추천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사실적이면서도 온화한 얼굴 표정이 돋보이며 토속적인 정감을 준다. 특히 1250~1300℃의 고온을 견디기 힘든 1m 높이의 작품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는 점에도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손 작가의 작품은 대전교구 솔뫼성지와 대구대교구 월막 피정의 집 등 30여 곳에 소장돼 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