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신앙지기, 서울대교구 직장인사목부 ‘SC제일은행 교우회’
“IMF·명퇴… 힘들 때마다 사랑과 봉사로 더 뭉쳤죠”

서울대교구 직장인사목부 산하 ‘SC제일은행 교우회’가 지난해 12월 2일 경기도 광주시 태전동 프란치스꼬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끝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C제일은행 교우회 제공
SC제일은행 교우회(회장 윤경희, 이하 교우회)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꾸준히 봉사하며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봉사활동과 월례미사 봉헌을 지속해온 시간만도 20여 년이다.
교우회는 1989년 직장 내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알음알음 모여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활동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이어오고 있다.
회원들은 해마다 6월과 12월 경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기부금을 전달하고 일손을 돕는다. 지난해 12월에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무의탁 노인복지시설 프란치스꼬의 집을 찾았다.
평균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인원은 30여 명. 교우회가 가장 활발히 활동할 때는 100여 명 정도가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당시에는 기부금도 훨씬 많이 모였고 봉사활동을 더 자주했으며 성지순례 등을 함께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를 시작으로 점점 인원이 줄어들었다. 2015년, 직원 1000여 명이 명예퇴직을 하면서도 회원이 많이 줄었다. 월례미사를 봉헌하는 회원 수는 기존 수의 10분의 1정도가 됐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교우회는 직장 안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회장단을 중심으로 ‘없어지면 끝’이라는 의지를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공동체 활동이 흐지부지 되면 다시 만들기는 더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프란치스꼬의 집 봉사 중 땔감 정리를 하고 있는 회원들.
회원들은 교우회 활동이 신앙적인 면에서는 물론 업무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함께 신앙을 공유하면서 소속감이 생기기에 가능한 일이다. 회원들은 공식 활동 이외에도 직장 생활을 하며 겪는 어려움 등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도움을 주고받는다. 경험이 많은 선배들은 후배들의 멘토가 되기도 한다.
특히 봉사활동에는 회원들의 자녀들 혹은 신자가 아닌 동료 직원들과 함께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계기로 연간 평균 2~3명의 직원들이 세례를 받는다. 함께 활동하고 친해지면서 가톨릭에 대한 관심이 생긴 덕분이다. 냉담교우들이 교우회를 통해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교우회 활동을 해온 안광수(프란치스코·서울 상계2동본당) 총무는 “2007년 업무적인 스트레스로 굉장히 몸이 아팠는데 신앙의 힘으로 극복했다”면서 “그 이후로 단순히 미사에 참례하는 수동적인 신앙생활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소속감을 바탕으로 교우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직장인사목부는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직장 내 교우회 창립과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산하에 정부부처를 비롯해 은행, 증권사, 개별기업체 등 60여 개 직장 공동체가 등록돼 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