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신부는 그리스도교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예수의 모태신앙인 유다교를 알아야 하며 이 과정을 통해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의 말처럼 「예수, 유다인으로 오시다」는 유다교가 무엇인지, 유다인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들은 어떤 생각과 태도로 삶을 살았는지 등을 상세히 담고 있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며 유다인들의 풍습과 전통을 이해하게 되며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의 폭 역시 더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책은 2000년도 더 된 오래 전 이야기를 하면서도 결코 낯설거나 난해한 이야기를 풀어놓지 않는다.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예시를 들고 있다. 예를 들어, ‘스물아홉 살의 석가와 서른 살의 예수’라는 제목으로 쓰인 글에서처럼 예수의 탄생 배경과 석가모니의 탄생 배경을 비교하며 흥미롭게 서술해 지루하거나 어렵다고 느낄 틈을 주지 않는 것이 그렇다.
더불어 ‘어떤 모습이 진짜 모습일까’라는 주제에서는 신자뿐 아니라 비신자들도 한 번쯤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자들은 성화에 나타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많이 접해봤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하면 긴 머리, 곱슬한 수염 등이 먼저 떠오른다. 저자는 이런 모습이 ‘정말 진짜 모습’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 신부는 “그리스도교가 탄생한 시대에는 예수의 용모에 대해 대다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떠올리는 모습 같은 것이 없었다”고 설명하며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보는 나이 든 예수의 얼굴은 5세기 이후 비잔틴 미술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인다.
이렇듯 독자들은 책을 따라가면서 새로운 내용들을 받아들일 수 있다. 또 그리스도의 이야기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예수의 열두 사도들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주변 인물들에 대한 관심도 놓지 않고 있다.
「예수, 유다인으로 오시다」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각양각색의 율법이 등장해 사람들을 옥죄고 억압하는 법이 성행하던 때, 이웃을 사랑하고 모든 이의 이야기를 들으려 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책을 읽다 보면 독자들은 힘 있는 자들에게 굴복하지 않고 낮은 곳에서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려고 한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깊이 마음에 담을 수 있다. 책은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약한 사람에게는 강하게 행동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현대에서 예수가 걸어간 길을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간절한 희망으로 가득 찬 성탄, 「예수, 유다인으로 오시다」를 통해 한 해 동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예수 그리스도께 한 발 더 다가서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