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일본 ‘헬기기지반대협의회’ 활동가들이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 건설 저지활동을 하는 모습. (사)지학순정의평화기금 제공
(사)지학순정의평화기금(이사장 김병상 몬시뇰)은 제21회 지학순정의평화상 수상자로 일본 ‘헬기기지반대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선정했다. 시상식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찾아가는 시상식’으로 2018년 1월 22일 오후 4시 일본 오키나와 나고시 헤노코 천막농성장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상패와 메달, 상금 미화 2만 달러를 받는다.
시상식 다음날에는 최기식 신부(지학순정의평화기금 부이사장) 등이 협의회 아시 토미 히로시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들과 함께 오키나와 주일미군 군사기지와 협의회 활동 현장을 답사한다.
주일미군은 일본 오키나와 전체 면적의 10.6%를 군사기지로 차지하고 있다. 이 면적은 일본 전역 주일미군 부대 면적의 75%에 해당하며 미군 수송기 이착륙과 군사훈련으로 인한 소음과 폭음에 주민들은 끊임없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협의회가 헤노코 헬기기지 건설 반대활동에 나서게 된 계기는 2004년 발생한 오키나와국제대학 미군헬기 추락사고였다. 이 사고 후속대책으로 일본과 미군은 사고를 일으킨 후텐마 미군 해병대 항공기지 철수를 발표했고 오키나와 주민들은 환영했다. 그러나 곧바로 ‘후텐마 기지 이전, 헤노코 신기지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오키나와 주민들은 분노하면서 일본 정부와 미군 당국에 거세게 저항하기 시작했다. 협의회는 그 중심 역할을 맡았다.
협의회는 헤노코 신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 선박과 카누를 이용한 해상 항의행동을 펼치는 것은 물론 기지 공사가 쉬는 주일을 빼고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저앉아 움직이지 않는다’는 ‘스와리코미’ 활동을 13년째 이어오고 있다. 기지 공사장 입구에서 스와리코미를 함으로써 공사 자재를 실은 트럭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것이다.
지학순정의평화상은 고(故) 지학순 주교(1921~1993)가 실천한 정의와 평화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1997년 제정됐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