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앞줄 가운데)가 12월 3일 서울 혜화동성당에서 열린 본당 설립 90주년 기념 사진전에서 옛 추억을 회상하며 구요비 주교(장 주교 왼쪽)와 본당 주임 홍기범 신부(장 주교 오른쪽)에게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서울 북부지역 신앙의 산실 역할을 해 온 혜화동본당(주임 홍기범 신부)이 설립 90주년 기념미사와 사진전으로 한 해 동안 진행해 온 다양한 기념사업을 마무리했다.
혜화동본당은 12월 3일 교중미사에서 서울대교구 중서울 지역 교구장 대리 구요비 주교 주례로 설립 9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혜화동본당 교우’인 전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도 함께 참례했다.
특히 본당 공동체는 이날 미사 중에 「혜화동본당 90년사」를 봉정했으며, 미사 뒤에는 본당 내 소화성당에서 ‘혜화동본당 90주년 사진전’을 열었다.
구 주교는 강론에서 “혜화동본당은 지난 90년 동안 서울 근대사의 중심이자 강북지역 복음화의 요람으로서 서울대교구 구원의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라면서 “깊은 저력과 전통, 역사를 이어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더욱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본당은 올해 설립 90주년을 맞아 신자들의 일치를 확인하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였다. 지난 4월 30일에는 전 신자가 함께 하는 공동체 미사와 운동회를 마련했으며, 오래된 본당 시설을 보강하고 리모델링도 진행했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와 성당 종탑 보수뿐 아니라 신자들의 휴식처인 ‘노트르담 카페’를 마련하고, 성당 내부 천장과 바닥 보수 등 대성당 실내 환경도 개선했다.
본당 주임 홍기범 신부는 이날 90주년 기념식에서 “올해 90년을 맞은 유서 깊은 신앙의 보금자리인 혜화동본당의 시설 개보수를 위해 기도와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신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면서 “사랑과 일치의 공동체로서 더욱 화목하고 활기찬 본당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요청했다.
1937년 혜화동으로 이사를 와 80년 동안 혜화동본당 교우로서 인연을 이어왔던 장익 주교는 “혜화동성당은 신자들이 세우고 꾸민 의미 있는 곳”이라면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강과 같이 살아감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본당공동체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본당은 1927년 4월 29일 종현본당에서 분리, ‘백동본당’으로 설립됐다. 초대 주임은 파리외방전교회 지사원(Pierre Chizallet) 신부였다. 이후 본당은 제기동·미아리·돈암동·성북동본당 등을 분가시켰다. 현재 본당 신자는 6000여 명이다.
1960년 완공된 현 성당은 이희태(요한) 건축가가 설계했으며, 등록문화재 제230호로 지정돼 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