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저녁 대구대교구 100주년 기념 주교좌범어대성당에서 거행된 오르간 축복식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가 오르간 케이스에 성수를 뿌리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11월 17일 오후 7시30분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100주년 기념 주교좌범어대성당 오르간 축복식을 거행했다.
2013년 6월부터 준비된 범어대성당 오르간은 오스트리아 리거(Rieger)사에서 제작, 6000여 개 파이프로 구성된 국내 두 번째로 큰 오르간이다. 교구는 지난해 범어대성당 축복식에 이어 이번 오르간 축복식을 거행하며 100주년 3대 기념사업 중 하나로 2007년부터 추진한 범어대성당 건립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축복식에는 주한 교황대사 대리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과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등 교회 내빈과 지역 정관계 인사, 교구민 2500여 명이 참례했다.
이날 축복식은 범어대성당 연합 성가대(지휘 고승익)와 신자들이 오르간 반주 없이 입당성가를 부르며 시작됐다. 이어 오르간 제작사 대표 벤들린 에버레(Wendelin Eberle)씨가 범어본당 주임 장병배 신부에게 전달한 오르간 열쇠를 조환길 대주교가 사용을 허락함에 따라 공식적인 첫 연주 준비를 마쳤다. 이날 연주는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대성당 수석 오르가니스트 올리비에 라트리(Olivier Latry)씨가 맡았다.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오르간은 교회 전례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하느님을 찬미하는데 가장 뛰어난 악기로 사용돼 왔다”며 “범어대성당 오르간이 다양한 방법으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신앙을 북돋우는 데 쓰이길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조 대주교는 오르간 연주대를 비롯해 성당 좌·우측 상단에 자리 잡은 주 오르간 케이스에 성수를 뿌리고 분향했다. 이어 조 대주교가 “깨어나라, 오르간아. 거룩한 악기여, 우리 아버지 창조주 하느님께 찬미 소리 올려라”라고 기도하자, 올리비에 라트리씨가 즉흥연주로 대성당을 가득 메운 신자들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조 대주교는 축복식 말미에 오르간을 봉헌한 이종명(크리스토폴)·정한주(오틸리아)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오르간 제작사 리거사 대표와 올리비에 라트리씨 등 오르간 프로젝트에 참여해 수고한 이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축복식에 이어 대성당에서는 준공연주가 열렸다. 축복식에서 즉흥연주를 선보였던 올리비에 라트리씨가 연주자로 나서, 바흐(Johann Sebastian Bach) ‘파사칼리아와 푸가’ C단조 BWV 582를 비롯해 비에른(Louis Vierne),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등의 다양한 오르간 연주곡을 연주했다.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