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일본 주교들이 11월 16일 가고시마교구 주교좌하비에르성당에서 함께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일본 주교회의 제공
한국과 일본 주교들이 ‘무력’이 아닌 ‘형제애’ 실현을 통해 동북아 평화 건설에 매진할 뜻을 다짐했다.
주교들은 또한 두 나라 국민들에게 “군비 확장이나 핵무장을 통한 압박은 참된 평화를 보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전쟁의 위험을 증대시킨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면서 “‘진정한 평화는 상호 신뢰 위에서만 구축할 수 있다는 원칙’(성 요한 23세 교황)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주교들은 11월 16일 일본 가고시마교구 주교좌하비에르성당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주교들은 최근 동북아시아 국가들이 군사력으로 각종 위협과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노력의 하나로 성명서를 냈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염원하며’를 제목으로 발표한 성명서에서 주교들은 “양 국민은 군비 확장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이 가난한 이들의 희생과 고통을 더 심화시키고 환경 악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주교들은 이어 “특히 국가 원수와 군의 지도자들은 세계 평화를 위한 막중한 책임을 항상 염두에 두고 평화를 위한 대화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양국 주교들은 14~16일 일본 가고시마현 키리시마시와 가고시마시에서 ‘노인과 교회 : 심각한 양극화 사회 속에서’를 주제로 제23회 한일 주교 교류모임을 열고 사목 방안 등을 공유했다. 이번 모임에는 한국 주교 22명과 일본 주교 15명이 참가했다.
일정 중에는 한국 측에서 이계영 수녀(성가소비녀회 총원 수석총평의원)가 ‘양극화·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한국, 그리고 교회의 역할’에 대해 발표하고 “사회적으로 평가 절하된 노인의 재가치화에 교회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 측에서는 유키 야스히로 교수(슈쿠토구대학교)가 ‘노인과 교회 : 심각한 양극화 사회 속에서 – 빈곤, 격차, 무연사회, 치매, 고독사’를 주제로 발표, “노인 스스로 공적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자기를 실현하고 인간다운 존엄을 갖고 생활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국과 일본 주교들은 해마다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시대적 과제에 대한 성찰과 대화를 이어왔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