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광희문 전경.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광희문 밖 성지’를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이 한국교회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광희문성지(담당 한정관 신부)는 11월 25일 오후 1시30분 서울 광희동 광희문순교자현양관에서 광희문 밖에 버려지고 묻힌 순교자들의 삶을 되새기고 관련 사료들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심포지엄을 연다고 밝혔다.
광희문 밖 성지는 단편적으로 교회사 연구에서 다뤄지긴 했지만 광희문 밖 성지만을 연구 대상으로 심포지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학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 사소문(四小門) 가운데 하나인 광희문은 서울시내 다른 성지와 비교하면 잊힌 성지였고 연구가 미진했다. 역설적으로 광희문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문루와 성벽 일부가 훼손되기도 했지만 1975년 정비공사에 들어가 철책에 둘러싸이면서 2014년 2월까지 시민들의 접근이 차단돼 성지 원형이 충실하게 보존됐다.
2014년 2월 광희문이 39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되자 순교지로서의 광희문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고 한정관 신부가 성지 담당으로 부임해 순교자현양관 건립과 순교자 사료 발굴에 힘을 쏟아 왔다.
현재까지 광희문 밖 성지 순교자로는 병오박해(1846년) 때 순교한 성 현석문 가롤로, 성 한이형 라우렌시오, 성 이간난 아가타 등 6위 정도만이 알려져 있다.
한 신부는 “광희문은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때 옥사 순교한 신자들의 시신이 버려진 장소”라며 “주로 가난하고 이름 없는 이들이 순교한 장소여서 순교자들의 면면이 밝혀진 예가 많지 않지만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순교자들이 체계적으로 조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서 ▲전주대 서종태(스테파노) 교수가 ‘박해기 순교자 시신의 유기·매장과 광희문 밖’ ▲중앙대 원재연(하상 바오로) 교수가 ‘광희문 밖에 유기 또는 매장된 천주교 순교자들의 수감·신문·처형·매장에 대한 고찰-병오박해 순교성인 6위를 중심으로’ ▲강석진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광희문 밖 순교지와 순교자영성’을 각각 발표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