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평신도 희년’ -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 결과 발표
올 연중 제33주일부터 ‘세계 가난한 이의 날’ 거행
사회적 약자 매년 선정… 올해 ‘농·어촌 이주노동자’
민족 화합의 길 모색하는 ‘4·3 70주년 기념 주간’ 설정
한국교회가 2018년도를 ‘평신도 희년’으로 선포한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10월 16~19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열린 2017년 추계 정기총회를 통해 ‘평신도 희년’ 거행 계획을 승인했다. 또 교황청 내사원에 전대사 수여도 청원할 예정이다. 이 같은 결정은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권길중)가 2018년 단체 설립 50주년을 맞아 ‘평신도 희년’ 선포를 요청한데 대한 응답이다. 특히 주교회의는 전국 모든 신자들이 평신도 사도직을 보다 활발히 실천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격려하기 위해 희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교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정한 ‘세계 가난한 이의 날’(World Day of the Poor)을 올해부터 연중 제33주일에 거행하기로 했다. 해마다 연중 제33주일에 거행해 온 ‘평신도 주일’은 2018년부터 연중 제32주일로 옮겨서 지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1월 13일 전 세계 모든 주교좌성당 자비의 문이 닫힐 때 “우리의 양심이 마비돼 형제자매들의 고통을 더 이상 보지 못하거나 세상의 심각한 문제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걱정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성찰에 비춰 오늘을 ‘세계 가난한 이의 날’로 제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교황은 이날 가난한 이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하는 미사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집전할 계획이다. 한국에서는 각 교구별로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취지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사목방안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주교회의는 특히 2018년 4월 3일을 전후해 ‘4·3 70주년 기념 주간’을 설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주교단은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계기로 분단 종식과 민족 화합의 길을 모색하자는 강우일 주교(제주교구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조만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정의평화위원회, 제주교구가 공동으로 참가하는 기획 토론 모임도 갖기로 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우리 사회 안에서 교회가 우선적으로 선택해야할 ‘사회적 약자’를 해마다 선정해 적극적인 사회 참여를 실천하기로 했다. 올해 사회적 약자는 농·어촌 이주민 노동자들이다.
한편 주교회의는 전국위원회가 맡아온 활동의 효율을 높이고 그 영역을 넓히기 위해 일부 명칭과 조직을 개편하고 각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에 따라 기존 가정사목위원회와 생명윤리위원회 산하 생명운동본부는 ‘가정과 생명 위원회’로 통합하고, 산하에 생명운동본부를 둔다. 위원장으로는 이성효 주교(수원교구 총대리)를 선출했다.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산하에 있던 성지순례사목소위원회는 ‘순교자현양과 성지순례사목위원회’로 분리 신설했다. 위원장은 김선태 주교(전주교구장)가 맡았다. 정의평화위원회가 운영하던 노동소모임은 ‘노동사목소위원회’로 승격 신설했다. 매스컴위원회와 문화위원회, 복음화위원회는 각각 ‘사회홍보위원회’와 ‘문화예술위원회’, ‘복음선교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또 새로 수도회 담당 주교를 두기로 하고 구요비 주교(서울대교구)를 선출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