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두산성지, 성지 축성·봉헌 50주년 기념 세미나 마련
‘절두산성지’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업화 과정서 원형 훼손돼
접근성 높이는 방안 마련 주장
개발하다 더 망가질 수 있어
현 모습 그대로 두자 의견도
서울대교구 절두산순교성지(주임 원종현 신부, 이하 절두산성지)는 9월 2일 성지 내 교육관에서 ‘사적 제399호 서울 양화나루와 잠두봉유적 절두산순교성지의 현안과 과제’ 세미나를 열었다.
이번 세미나는 성지 축성·봉헌 50주년, 국가사적 지정 20주년을 기념해 절두산성지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와 발전방향을 찾는 자리로 마련됐다.
정순택 주교(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는 개회사에서 “양화나루와 잠두봉유적, 절두산성지는 교회 성지인 동시에 국가와 교회가 공유하는 문화유산”이라며 “종교인과 비종교인 모두가 그 의미와 가치를 함께 나누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안창모 교수(경기대 건축학과)는 제1발표 ‘절두산순교성지와 양화진의 도시건축적 변화’를 맡아 “절두산성지가 신자들의 행형장이 된 이유는 양화진 나루터가 있다 보니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어 소문이 쉽게 퍼진다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었다”며 “해방 이후에는 양화진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가 1960년대 한강변이 개발되고 한국에서 첫 입체교차로가 세워지면서 성지 주변이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승회 교수(서울대 건축학과)는 제2발표 ‘절두산순교성지 정비를 위한 건축적 제안’에서 절두산성지가 산업화 과정에서 원형이 심하게 훼손된 문제를 지적하며 현 시점에서 접근성을 높이고 주변 지형지물들과 연계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지하철 합정역에서 성지까지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어 합정역과 개신교회 양화진 성직자 묘역, 절두산성지를 하나로 잇는 노력을 천주교회와 개신교회, 서울시가 공동으로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제3발표 ‘절두산순교성지 잠두봉의 지질학적 현황’을 맡은 황재하 박사(한국지질자원연구원)는 “절두산성지가 원형에서 상당히 훼손된 것은 사실이지만 최대한 현 상태 그대로 후세 사람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물려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