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종교 간 대화와 협력으로 평화와 공동선 열매 맺길”
한국종교지도자협 순례단 만나 당부
“한국인에 평화와 형제 간 화해의 선물 주어지길 기도”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순례단이 9월 2일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하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제공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리나라 종교지도자들에게 화해를 위해 먼저 나서기를 요청하며 폭력과 공포를 물리치기 위해 서로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9월 2일 교황궁에서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해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천도교 이정희 교령, 유교 김영근 성균관장,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이경호 주교 등 22명의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대표의장 김희중 대주교, 이하 종지협) 순례단을 맞이했다.
교황은 이날 “전 세계는 우리가 어떻게 폭력과 싸우며 모든 이들의 존엄과 권리를 위해 애쓰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평화의 사자’로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겸손하게 또 인내를 갖고 우리의 앞에 놓인 여정을 걸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면서 “우리의 미래는 인류가 더 인간다우며 개인, 공동체, 민족과 국가 간 분쟁을 거부하고 크나큰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황은 폭력에 대처하기 위해 종교 간 대화를 강조했다.
교황은 “이 세상은 우리에게서 인간의 신성함, 배고픔과 가난, 폭력 등에 대한 해답을 찾으며 우리가 함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각 종교가 열린 마음으로 이러한 문제를 서로 나눈다면 평화와 공동선 증진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교황은 지난 2014년 방한 당시에도 한국의 타종교 지도자들과 만난 적이 있다. 교황은 “순례단 여러분을 보니 아름다운 한국을 순례했던 일이 떠오른다”면서 “한국인에게 평화와 형제 간 화해라는 선물이 주어지길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종지협 대표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이날 교황에게 국내 7대 종교 수장이 서명한 서한을 전달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대주교는 “한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지금도 정전협정 상태에서 핵무기 개발과 주변 강대국의 전쟁 위협 속에 살고 있다”면서 “한반도를 비롯한 갈등지역에서 ‘칼을 녹여 쟁기를 만드는’ 변화가 일어나도록 교황님의 기도를 청한다”고 전했다.
또한 김 대주교는 “한반도의 평화와 한반도 위기 해결을 위해 세계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과 기도, 식별과 협력을 위해 교황님의 기도를 호소한다”면서 “한국의 모든 종교 지도자들도 이를 위해 기도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지협은 8월 31일 ‘2017 대한민국 종교 지도자 이웃 종교 체험 성지순례’를 위해 로마로 출국해, 성 베드로대성당 방문과 프란치스코 교황 알현, 교황청 종교간대화평의회 사무국 방문 등의 일정을 마치고 9월 5일 귀국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