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15일 서울 화곡본동본당 합동관면혼에서 관면혼을 받는 부부들이 반지를 서로 끼워주고 있다.
서울 화곡본동본당(주임 정연정 신부)은 8월 15일 오후 본당 대성전에서 정연정 신부 주례로 합동관면혼을 거행했다. 이날 합동관면혼으로 28쌍의 부부가 교회가 정한 부부의 연을 새롭게 맺었다. 교회법상 가톨릭 신자와 비신자가 혼인할 경우 관면혼을 받아야 영성체를 포함한 온전한 성사생활을 할 수 있다.
정 신부는 본당 차원에서 합동관면혼을 실시하게 된 계기에 대해 “1년 전 화곡본동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뒤 신자 가정방문 준비로 교적을 확인해보니 의외로 관면혼을 받아야 하는데도 받지 않아 혼인장애를 안고 있는 부부가 많은 것을 알게 됐다”며 “한 쌍의 부부마다 관면혼을 베풀어야 하지만 여러 여건상 합동관면혼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화곡본동본당은 광복절이자 성모 승천 대축일에 합동관면혼을 열어 결혼생활에 새 장을 펼친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정 신부는 관면혼을 주례하며 “신자 스스로 교회법에 대해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관면혼을 받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교회나 본당, 사제가 신자들에게 관면혼의 필요성과 절차 등을 알려주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관면혼을 받은 부부들은 결혼생활의 길고 짧음은 다르지만 모두 충실히 가정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오늘 관면혼 자리에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비신자 배우자와 아직 신앙을 받아들이지 않은 자녀들도 가톨릭 신앙생활의 축복을 누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관면혼을 받은 김용상(마르티노·32)씨는 “육군에서 직업군인으로 10년 넘게 복무하고 있고 결혼한 지는 4년 됐다”며 “친가는 모두 가톨릭 신자지만 직업 특성상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하다 보니 관면혼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부터 아내(이민아·31)도 저를 따라 성당에 몇 번 나오면서 천주교에 호감을 갖게 됐고 정연정 신부님께서도 도움을 주셔서 이번에 관면혼을 받았다”며 아내를 신앙으로 이끌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