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 서품식이 8월 15일 제주도 한림읍 삼위일체대성당에서 열렸다. 서품식에서 문 주교가 신자들에게 첫 강복을 하고 있다. 문 주교는 제주교구 설정 40년 만에 탄생한 첫 교구 출신 주교다.
서울대교구 구요비 주교 서품식이 8월 17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됐다. 구요비 주교가 서품식을 마치고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구 주교의 서품으로 서울대교구는 다시 4인 보좌주교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 6월 말, 한날한시에 주교로 임명된 제주교구 부교구장 문창우 주교와 서울대교구 구요비 주교의 서품식이 각각 제주와 서울에서 열렸다. 서품식을 통해 사도의 후계자로 거듭난 두 주교는 신앙을 지키고 교구민,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목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문창우 주교의 서품식은 성모 승천 대축일인 8월 15일 제주시 한림읍 삼위일체대성당에서 열렸다. 서품식은 한국 주교단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 평신도, 지역사회 인사 등 3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다.
행사 참석자들은 한마음으로 문 주교가 ‘그리스도께서 가르치고 보여주신 하느님 사랑과 십자가 희생을 본받아 사제단과 일치하며 교구민과 소통하는 목자’가 되기를 기도했다. 문 주교는 제주교구 설정 40년 만에 탄생한 첫 교구 출신 주교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주례로 거행된 서품식은 후보자 소개와 서품 청원, 임명장 낭독, 서약, 성인 호칭기도, 서품 기도에 이어 주교직 표지 수여와 주교단과 평화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문 주교는 주교직 표지로 주교와 지역교회의 영적 일치와 계약을 뜻하는 주교 반지, 주교의 특별한 품위를 상징하는 주교관, 주교의 품위와 관할권을 상징하는 지팡이를 받았다. 문 주교가 표지를 받은 뒤 주교단과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선배 주교가 신임 주교를 격려하는 가운데 서품식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강우일 주교는 서품식 강론에서 “30년 넘게 가르치고 돌보는 주교 직무를 현실에서 어디까지 수행해야 하는 것인지 시간이 흐를수록 분별하기 어렵다”면서, 문 주교에게 “선배로서 ‘이런 주교가 되어라’고 하기보다 ‘주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천천히 연구해보길 바란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주교는 답사에서 “교회가 제주를 위해 죽었는가?”라는 다소 강한 물음을 던지며 “제주를 위한 교회, 제주를 향한 교회를 구체적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주의 복음화가 사목의 미션”이라며 부교구장으로서 사목 방향을 밝혔다.
문창우 주교는 1988년 제주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광주가톨릭대학교에 입학한 뒤 1996년 2월 사제품을 받았다. 서문·중앙주교좌본당 보좌를 거쳐 중문본당 주임을 역임한 뒤 제주 4·3 고충상담소장, 제주교구 교육국장을 맡았다. 2006년부터 10여 년간 광주가톨릭대학교에서 신학생을 지도했다. 2016년부터 신성여중 교장으로 재직하던 중 지난 6월 28일 제주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됐다.
한편 서울대교구 구요비 주교 서품식은 8월 17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렸다.
서품식에는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를 비롯해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등 한국 주교단과 사제ㆍ평신도 등 2000여 명이 참례해 함께 축하했다.
서품식을 주례한 염수정 추기경은 구요비 주교에게 “주교직은 영예가 아니라 임무”라며 “주교로서 지배하기 보다는 봉사해야 한다”고 훈시했다. 이어 염 추기경은 “주교는 언제나 말씀을 선포하고, 인내하며 가르치고 꾸짖어야 한다”면서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신비의 충실한 집전자와 관리자, 보호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 후 축하식에서는 서울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조기연 부회장의 영적 예물 증정, 축사 및 답사, 축가 등이 이어졌다.
구요비 주교는 답사를 통해 “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드릴 때마다 ‘내가 주체가 되는 미사는 장례미사’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 기쁨의 성찬례가 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오늘 이 미사를 저를 위한 장례미사로 받아들이고, 새 인간이 되어 ‘나를 따르라’하고 부르시는 주님을 따라 그분만 바라보며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구 주교는 1981년 사제품을 받은 후, 구로2동·상계동·종로본당 주임 등을 거쳐,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영성지도를 역임했다. 이어 2013년부터 포이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던 중 주교로 임명됐다. 구 주교는 사제수품과 동시에 가난한 이들의 복음화를 위한 교황청 설립 재속 사제 공동체인 ‘프라도 사제회’ 회원으로 서약하고, 가난의 영성을 실천해왔다.
구 주교의 서품으로 서울대교구는 다시 4인 보좌주교 체제를 맞이하게 됐다. 구 주교는 중서울지역 교구장 대리와 해외선교담당 교구장 대리로 활동하며, 교구 생명위원회 가톨릭생명윤리자문위원회와 해외선교위원회 위원장을 겸임한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
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