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안동교구장직을 사임한 뒤『시골본당이나 공소사목을 해보고 싶다』던 소망대로 경기도 고양시 행주마을로 거처를 옮겨왔던 두봉 주교(65세).
행주마을의 언덕배기 성당 한 켠에 조립식 주교관을 짓고 근 3여 년을 행주공소 신자들과 희로애락을 나누며 더욱 활발한 사목활동을 펼쳐왔던 두봉 주교가 7월 25일로 주교 성성 은경축을 맞았다.
지난 5월 안동교구 설정 25주년 행사에서 이미 은경축하식을 가졌던 두봉 주교는 7월 24일 행주공소에서 아주 특별한 축하상을 받았다.
『주교님이 우리 행주마을에 오신 뒤부터 마을 신자들의 신앙과 일치감이 무엇보다 돈독해졌음』을 늘 고맙게 여겨온 공소 신자들이 가가호호 정성껏 축하금을 모으고 일손을 거둬 조촐한 축하상을 차린 것이다.
서울에서 차를 타면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곳, 이웃마을은 신도시 개발로 아파트가 우뚝 들어서고 있지만 아직은 농촌의 모습을 더 많이 간직하고 있는 이곳 능곡본당 행주공소의 3백여 명 신자들이 이날 두봉 주교의 축하상 주위를 둘러섰다.
이미 아침 7시 공소성당에 모여 두봉 주교의 주례로 주일미사 겸 주교 성성 은경축하미사를 봉헌한 뒤였다.
이번 축하식을 마련한 능곡본당 행주구역의 류수안(55세ㆍ미카엘) 구역장은『큰 본당에 계셔도 넉넉하실 분이 이런 시골공소의 간이 주교관에서 생활하시며 고생하신다』면서『그러나 항상 주교님의 기쁨에 찬 모습이 넘쳐 우리 공소 신자들에게 흐르는 그야말로 우리 구역 성화의 정점』이라고 말했다.
두봉 주교는 피정 지도나 출국 등을 제외하고는 이곳 주교관에 머물며 행주공소 사목을 전담, 주일미사 봉헌은 물론 신자 가정을 일일이 방문, 어려움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구역모임에도 참가, 신자들이 신앙과 생활을 일치시키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아주 특별하면서도 가까운 이웃』이 되어버린 두봉 주교의 주교 성성 은경축하식에는 세 살배기 어린이부터 팔순 노인 등 공소 신자는 물론 스승예수제자수녀회 수련수녀들과 능곡본당 지재구 보좌신부, 사목회장과 신자들도 참석, 꽃다발을 증정하고 축하의 노래를 불렀다.
능곡본당 사목회 이상구(필립보) 회장은 공소 신자들을 대표해『사제서품 직후 한국에 오신 지 벌써 40년, 강산이 4번이나 바뀌었고 세상의 인심도 변했지만 두봉 주교님의 마음만은 변하지 않고, 항상 버려지고 소외된 사람들의 편에 서서 용기와 희망을 주시며 의로움이 무엇인 줄을 보여주셨다』면서『주교님을 가까이 모시는 기쁨과 영광을 얻은 우리 공소 신자들은 주교님의 건강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공소 신자들의 정성스런 잔칫상에 답하기 위해 직접 상본을 골라 선물로 마련한 두봉 주교는 이날 답사를 통해『신자들과 기쁨을 나누고 고통이 있을 때는 용기를 돋아주며 서로 기도해주었던 사제로서의 지난 삶은 참으로 기쁘고 즐거웠다』고 밝히면서 축하상을 가득 메운 신자들과 함께 축배의 잔을 높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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