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사연구소가 금년 8월 17일로 창립 30돌을 맞았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누구 하나 손 대지 않던 척박한 한국 교회사 분야를 30여 년간을 고군분투, 1백3위 한국 성인 탄생을 위한 학문적 정신적 기초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한국 천주교회 창립 및 순교사 정립과 근ㆍ현대사 연구의 바탕을 마련한 명실상부한 교회사 연구 분야의 상아탑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또한 한국 가톨릭 대사전과 문화사 대계 사업을 전개 가톨릭 문화 대중화의 첨병으로 그 기틀을 다져왔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창립자이며 사제생활 45년을 오롯이 한국 교회사 연구에 바친 최석우(안드레아ㆍ73) 신부를 통해 30여 년간 걸어온 교회사연구소의 긴 여정과 앞으로의 사업 계획을 들어본다.
『교회사 연구는 건물을 짓듯 2∼3년 안에 무엇이 드러나보이는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신앙을 통해 이루어진 교회 문화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재조명하고 그를 통해 현대적 의미의 새로운 가톨릭 문화를 창출해내는 작업입니다』. 연구는 흩어져 있는 교회 문화들을 하나로 모아 종합적인 가톨릭 문화를 창출해내는 학문이라고 정의한 최석우 신부는『창립 30주년이라는 기쁨에 앞서 지난 세월 동안 본 연구소가 얼마 만큼 정형화된 한국 가톨릭 문화를 신자들에게 제공했는지 두려움이 앞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가 타 대학 연구소와 달리 학문뿐 아니라 신자들을 계몽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는 점이 보람이 있으면서도 가장 큰 어려운 점이라고 밝힌 최 신부는『신자들의 역사계몽사업이 학문 연구에 못따라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창립 배경에 대해 최 신부는『교회사 연구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인 교회의 쇄신과 적응을 한국 교회 안에 구현시키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밝히고『한국 교회는 그 뿌리인 순교자들의 역사 안에서 쇄신, 적응, 발전돼야 하기에 우리 전통을 계승하고 오늘의 교회 모습을 정리하기 위해 한국교회사연구소 창립은 필요불가결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신부는『아직까지 많은 사목자들과 신자들이 교회 쇄신의 기반이 전통과 역사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하고『역사의식을 갖고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할 때 진정한 의미의 한국 신학이 이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신부는 연구소 작업에 있어서 가장 힘든 것이「교회사의 대중화」작업이라면서「순교자 신심」「순교자 영성」보급이 말 만큼 쉬워 보이나 참으로 어렵다고 아쉬워한다.
『교회사 연구가 학자 중심으로는 성공했을지언정 대중화되기는 아직도 요원하다』고 밝힌 최 신부는『교회사의 대중화와 가톨릭 문화에 대한 저변 확대가 없이는 토착화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교회사 연구소 재정 확보에 대해 최 신부는『최근 각 교구에서 특수사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그 여력이 피부에 와 닿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면서『교회 당국이 학문에 투자하는 것을 참으로 아까워하는 현실이 무엇보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 신부는 아울러『각 연구소의 재정난 타개를 위해 주교회의 안에 제도적으로 문화국을 설치,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신자들의 문화의식 향상을 위해 문화기금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 신부는 한국교회사연구소 당면 과제를『한국 천주교회의 근·현대사 정리에 있다』고 밝히고『과거의 역사를 조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사를 올바로 정리, 기록하는 작업이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신부는『현대사 안에서 조선교구 설정 1백50주년 행사와 한국 천주교회 2백 주년 기념 행사,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 등 적어도 이 세 가지 사건은 올바로 평가되고 정리돼야 한다면서 더 이상 기록이 사장되기 전에 하루 빨리 각 교구별로 문서고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최 신부는 또한『문화사 대계 작업을 계획대로 완결 짓지 못하고 가톨릭 대사전 작업을 착수해 무엇보다 아쉬움이 크다』면서『더 많은 전문 인력들이 나와 교회사 연구에 헌신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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