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토속적인 음식을 고집하며 칠십 평생을 바친 한 할머니가 있다.
바로 욕쟁이 할머니 최복례 여사(69ㆍ다시아나).
경기도 장호원에서 별미집으로 유명한「충남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이 할머니의 즐거움은 자신의 손 끝으로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음식의 모든 것을 직접 준비하고 만드는 것이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먹는 기쁨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외래의 식문화가 범람하고 있는 요즘 할머니가 직접 만든 맛깔스러운 들깨국수나 손두부, 콩비지, 청국장, 메밀전을 먹어본 사람이라면 진미야말로 정성과 사랑으로 빚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할머니가 만든 음식의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이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더욱 정감 어리게 다가오는 것은 할머니의 거침없는 욕설이다.
많은 사람들이 듣기 거북한 욕을 먹고서도 할머니의 단골 손님이 되는 것은 할머니의 욕 뒤에 담긴 인정과 순수함을 알아차렸기 때문일까.
어려서 고아로 자라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다는 할머니는 남의 집 부엌일을 돌보며 우리 전통음식의 비법을 터득했다.
이리저리 잔칫집에 불려다니며 음식 솜씨를 발휘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을 적지 않게 경험해야 했던 할머니는 고생고생 끝에 조그만 음식점을 차렸다.
본거지를 둔 할머니의 음식 솜씨는 점차 세간에 유명해지게 됐고 특히 할머니의 음식 솜씨를 맛 본 언론계의 중진 조풍연씨의 도움으로 할머니는 향토음식경연대회에 나가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수원도청, 농협 등 이곳저곳에서 주최하는 향토음식경연대회에 출전하기만 하면 할머니의 수상은 따논 당상이었다.
할머니가 만든 보쌈김치나 동동주는 특허를 얻어 일본 등에 수출되기도 했다.
할머니의 이러한 우리 음식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높이 인정한 경기도 이천군에서는 8년 전 할머니에게 공로상을 주기도 했다.
44세에 남편을 잃고 혼자서 키운 5남매 중 외동딸이 수도자가 되자 딸의 뜻을 이어 10년 전 세례를 받았던 할머니는『마음은 굴뚝 같지만 토속음식과 나를 만나러 물밀듯 밀려오는 손님들 때문에 종종 교중미사를 놓칠 때가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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