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이며 전통매듭 연구의 1인자인 김희진씨(율리안나ㆍ60). 살인적이라고 할 만큼 유난히 무더웠던 이번 여름을 김 회장은 남들보다 굵은 비지땀을 흘리며 지내야 했다. 그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매듭연구회의 11회 회원전이 9월 3일 코 앞에 와 있고 9월 22일부터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개인전이 열리게 돼 있어 피서를 갈 수도 없는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매듭을 시작한 후 30여 년에 이르는 동안 숱한 전시회를 가졌고 그 중 어느 것 하나 의미 없는 것이 없지만 9월에 갖는 두 번의 전시회는 그이에게 있어 또 남다른 의의를 가져다주는 것들이다.
9월 3∼15일까지 경복궁 내 전통공예관에서 열리는 회원전은 11회를 맞는 것과 동시에 매듭연구회 창립 15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며 서울시가 공동 주최, 서울 정도 6백 년을 맞아 민간 참여 문화행사로 채택한 전시회이다.「한국 매듭 작품전」이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부제로「매듭으로 본 어제와 오늘의 생활문화권」을 설정하고 있는데 회원들의 작품 2백여 점이 출품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복식 실내장식 국악기장식 궁중 불가에서의 장엄예절 때도 장식으로 쓰이는 등 선조시대 생활 전반에 걸쳐 쓰여졌던 매듭의 모습을 소개하고 전통적인 매듭을 선보이는 한편 또한 그것을 바탕으로 현재화한 작품들을 전시한다.「반월반소안」「고비」등 목각 소품에 매듭 장식을 처음 시도했고 외국인들에게 기증할 수 있는 선물용 매듭 작품을 제작, 따로 코너를 만들어 보일 예정이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카이로전은 지난 86년 한불수교 백 주년 기념으로 파리에서 가졌던 전시회 이후 8년 만의 해외 나들이. 9월 22∼29일까지 이집트 문화부와 한국 총영사관이 주최하는 초대전으로 카이로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카이로에서 마련되는 한국 주간 8개 행사 가운데 하나로 한국 전통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전시회에서는「왕후의 황원삼」「공주의 활옷」「당의」등을 마네킹에 입히고 노리개 등을 채워서 입체적으로 진열, 한국 여성의 궁중옷 입은 모습을 이집트 사람들에게 선보이게 된다.
84년 교황의 한국 방문시 교황 제의에 매듭 장식을 처음 도입하고 십자가 수를 놓은 일과 한불수교 백 주년 기념 파리전시회, 한국 미술 5천 년 미국 순회전 등이 인상 깊게 남아 있는 김 회장에게 매듭의 작업은 곧 기도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적인 작품활동과 함께「매듭의 아름다움으로 주님을 찬미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매듭의 발원지인 중국과 평양에서 전시회를 갖고 싶다』고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소망을 열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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