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을 받기에 부족하지만 저를 선택해 주신「일가재단」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4회 일가상 사회공익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제주「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이사장 임 맥그린치 신부(골롬반외방선교회ㆍ금악본당 주임ㆍ63). 그의 짤막한 수상 소감 속엔 그러나 제주도와 제주도민에 대한 누구보다도 진한 사랑이 배어 있다.
한국명 임피제 신부. 그는 제주의「이시돌목장」과 더불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인이다. 그가 한국에 첫 발을 디딘 것은 6ㆍ25 전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53년 4월. 1년간 육지에서 생활하다 이듬해 4월 제주도로 옮겨왔다.
그 후 40년 동안 그의 삶은 순박하기만 한 제주도민들의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위한 헌신적인 노력으로 일관됐다.
황무지와 다름없는 당시 제주에서 처음으로「신용협동조합」을 설립, 빚더미에 앉은 농민들의 가계를 조금씩 해결해 나갔고, 지금은 총 26개 조합에 가입 회원만 7만5천 명으로 발전했다.
미혼 여성들의 안정과 복지를 위해「한림수직」을 설립, 기술을 전수해주고 수제품을 내다 팔아 상당한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59년, 지금의 이시돌목장 부지를 매입하면서 연수원을 설립,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농ㆍ축산 기술교육에 착수했고, 개간사업도 병행, 2백30개의 개척 농가를 만들어 입주토록 주선했다.
일련의 사업들이 자리를 잡아가자 63년 임 신부는 비영리 법인인「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를 세우고 보다 조직적인 농민돕기사업을 전개해 나갔다. 이시돌 사료공장, 육고기ㆍ우유가공공장, 치즈공장 등을 설립, 2천여 명이 취업을 하게 했다.
임 신부는 그러나 이들 사업이 제 궤도에 오르면 미련없이 협회에서 제주도 관할기관에 사업을 이관, 그 이익을 사회에 환원시켰다. 사료공장을 축산업 협동조합에, 젖소 사육과 우유공장을 낙농업 협동조합에 인계한 것이 그 예다.
이시돌개발협회는 80년대 들면서 영리사업에서 나오는 이익금을 비영리사업에 지원, 현재 성이시돌의원(연 5만 명 진료)과 이시돌양로원, 경로당과 5개의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0년에는 이시돌회관 신관을 신축, 피정 및 교육센터로 활용하고 있는데, 피정과 관광을 겸할 수 있어 매년 이용객의 2/3 이상이 육지에서 찾아오고 있다.
임 신부의 이러한 노력은 일찌감치 사회 각계의 인정을 받아 지난 67년에 5ㆍ16 민족상을, 72년에 대한민국 석탑 산업훈장과 75년에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저는 제주도민들을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이들은 과거부터 엄청난 고통과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이겨낸 승리자들이지요.』
73년 명예 도민증을 받고 제주도 사람이 되었다는 임 신부는 그릇된 관광개발사업 탓에 제주의 고유 언어, 문화, 모습들이 사라져가는 것이 무엇보다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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