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2일 교통사고로 선종한 고 오언남 여사(아우렐리아ㆍ향년 80세)가 살아생전 신앙인으로서 행한 선행이 혼탁하고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새삼 귀감이 되고있다.
서울 세종로본당(주임=장익 신부)에서 오 여사와 함께 활동하던 선종봉사회 회원 및 레지오 단원들은『한 달 앞서 선종한 남편 고 김남호 박사(토마)의 검소하고도 청빈한 생활만큼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오 여사의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은 어느 누구 못지않게 남달랐다』고 말했다.
지난 2월초 선종한 뒤에서야 2백억 원이라는 거대한 기금을 서울대교구에 헌납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던 고 김남호 박사의 부인 고 오언남 여사는 남편의 청빈하고 검소한 생활에 더없는 내조자였음은 물론 신앙인으로서 전교에 남다른 관심과 활동을 펼쳐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녀만도 3백50여 명을 두었던 고 오언남 여사는 매년 1백여 명의 예비자를 입교시키고 영세하도록 세세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가난한 이웃에게 두부 1모까지 직접 사다주는 사랑의 실천가였던 오 여사는 어려운 처지에 놓인 대녀들이나 불우한 이웃들에겐 먹을 것을, 병들도 아픈 이에겐 남편의 적극적인 도움을 얻어 치료를 베풀었으나 정작 자신의 생활은 근검절약하면서도 이웃에게는 언제나 넉넉함을 잊지 않는다고 이웃들은 입을 모았다. 또 결코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알게 도와주는 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오 여사는 임종을 앞둔 사람과 상가집을 대상으로 한 전교활동이 가장 크게 효과가 있음을 늘 강조하면서 서울 세종로본당 선종봉사회 창립 초기 때부터 참여, 40여 년 동안 활동하며 지역선교에 앞장서 왔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뿐만 아니라 동네 주위의 병원에서 결핵환자들이 죽으면 일일이 찾아가 주검을 손수 거뒀다고 전해지는 오 여사는 지난 88년 평협 가톨릭 대상「사랑」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죽어가는 환자 3백50여 명에게 임종 대세를 베풀었던 그간의 숭고한 사랑정신이 수상 당시 높이 평가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부유층이라 일컬어지는 의사였으면서도 빗물을 받아 허드렛일을 하고 바지를 기워 입고 반찬도 서너 가지를 넘지 않는다고 고 김남호 박사의 검소한 생활일화처럼 고 오언남 여사 또한 성당에 좋은 옷 한 벌 입고 나온 적이 없었다고 신자들은 전하고 있다.
50년간 이들 부부의 이웃집에서 살았다는 김 마리아(66세)씨는『의사인 세 아들과 시집간 네 딸 모두 공부만 시켜주고 간소한 결혼식을 올려줬을 뿐 무엇 하나 남겨주지 않았다』면서『어느 영세민도 그렇게 살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해 이들 부부의 삶을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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