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독남의 아들이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놓이자 아들의 장기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던 6명의 환자들에게 나눠줌으로써 새 삶을 살아가도록 도운 한 부모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9월 8일 목요일 저녁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는「제2의 석광열」이라 불리우는 서창원(바오로ㆍ22세) 군의 장기 적출술이 실시됐다.
방위병으로 근무하다 지난 5월 제대, 내년 봄 성균관대 한국철학과에 복학할 준비를 하고 있던 서군이 뜻 밖의 일을 당한 것은 9월 4일 밤이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집 근처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걸다 부스 유리창을 부순 서군은 누군가의 제보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찰을 발견하고 도망을 치게 됐다.
자신의 연립주택 옆 동에 피신한 서군은 쫓아오는 경찰을 피하다 그만 3층에서 추락했다. 한강 성심병원에 옮겨져『뇌출혈로 인한 뇌사로 사흘 밖에 살 수 없다』는 기막힌 이야기를 들은 서군의 부모 서성화(53ㆍ스테파노)ㆍ오경란(49ㆍ수산나) 부부는 모범생이고 그렇게 효자였던 2대독자 외아들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지만『살 수 있는 생명들을 살리는 것이 아들을 데려가시는 하느님의 뜻』이라고 생각해 아들의 장기 이식을 선뜻 허락했다.
서군의 몸에서 떼어낸 장기는 심장과 간, 신장 2개, 각막 2개로 심장은 서울대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장기는 강남 성모병원 자체 내에서 이식 수술해 현재 수술 받은 남자 4명, 여자 2명 등 여섯 명의 환자들은 모두 건강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군의 부모는『우리 아들의 장기를 이식 받은 환자들이 다시 건강을 찾고 효도하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전했다.
주위의 이웃들과 서군의 친구들은『중풍으로 두 번이나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의 치킨 가게를 돌봐주고 중고등학교 시절 줄곧 반장을 도맡아 할 정도로 공부도 잘하고 모범생이었다』면서 서군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이번 서군의 장기 이식을 담당한 강남 성모병원 장기 이식 코디네이터 임인희 감독 간호사는『서군의 장기가 무척 깨끗하고 건강했으며 거기다 서군 부모의 따뜻한 사랑으로 인해 이식 받은 환자들에겐 분명히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전하면서『앞으로 서군 장기를 이식 받은 환자들이 매년 서군의 기일을 기억하며 연미사라도 봉헌하는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주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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