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은 한국 천주교회가 25번째 맞는「평신도주일」이다. 이 땅의 모든 평신도들이 함께 맞아야할 평신도주일이지만 유독 한 사람에게만은 이 날이 주는 무게는 남다르다.
한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 이관진(李寬鎭:베드로) 회장이 바로 그다. 모든 것이 뒤섞이고 정의가 무엇인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오늘의 이 시대를 누구보다도 아픈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이회장은 지금『이 순간이야말로 한국의 교회가 자기 쇄신의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회장은『교회의 쇄신은 한국의 모든 평신도들이 사회안에서, 교회안에서 제자리를 찾는 일에서부터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25회 평신도주일은 한국 평신도사도직협의회가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할것입니다. 물론 평신도의 한 사람으로 저 자신부터 새로운 탄생을 약속드리고 싶습니다』한국 평신도사도직 협의회 이관진 회장은『자신의 쇄신 나아가 우리 모두의 쇄신만이 이 시대를 앞서가는 선구자로써 우리 교회가 제 모습을 찾을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현재 우리 사회는『무엇이 진실인지 어느것이 정의인지 누가 의로운 사람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움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진단하는 이회장은『정치는 정치대로 경제는 경제대로 국민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황을 하고 있으며 따라서 국민의 불안도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회장은『오늘 우리사회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의 얼굴』이라고 주저없이 말한다. 『사회가 병이 들었다면 그것은 우리의 삶이 병들었음을 의미하고 국가가 반듯하지 못하다면 우리 각자가 반듯하게 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내가 먼저 변화하고 우리가 변한다면 사회도, 국가도 치유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평협회장 취임과 더불어 꾸준히 추구해온「우리상품쓰기 운동」이야 말로 이회장이 주장하는 실천적 변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것이다. 올해초 제9대 전국평협 회장으로 선출된 이회장의 발의로 떠오른 우리상품 쓰기운동은 현재 평협활동의「간판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대적 요청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이 운동을 놓고 이회장은 결코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있다. 「서두르는 운동치고 끝이 확실한 것을 보지 못한 경험적 사고」 때문이다.
『우리 상품을 쓰자는 운동은 생활속에서 구현이 되어야 합니다. 살아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지요. 부모가 솔선수범으로 보여준다면 현재 문제가 되고있는 우리 어린이들의 외제 선호사상이 자연히 소멸될 수 있다고 봅니다』아울러『우리 상품을 마음놓고 적극적으로 사용할수 있도록 관계부처의 행정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우리의 농수산물을 우리가 먹는 단순한 실천에서부터 우리 상품 쓰기운동이 전개될수 있다고 설명하는 이회장은 이를 위해서는『농수산물의 경우 잘못된 유통과정의 대대적인 수술 역시 시급한 조치』라고 경제인 다운 진단을 내렸다. 우리 상품을 쓰면서 도농 교회간의 적극적인 나눔의 기회 갖고자 하는것도 이회장의 구상. 어려움이 많겠지만 각 교구의 특성과 요청을 최대로 살리는 가운데 적극적인 나눔의 장을 마련해 나갈것이라고 이회장은 다짐했다. 『중복되는 말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어떻게 살것인가, 내 삶이 옳은가를 매일처럼 생각한다면 이 땅의 평신도의 위상은 저절로 세워지지 않을까요』결코 누가 거져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 평신도의 자리라고 말하는 이회장은「공부하는 것」과「배운 신앙을 실천하는것」을 평신도 자리찾기의 지름길을 제시한다.
『속이 꽉 찬 사람을 함부로 대하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평신도들이 교회 가르침대로 살고 그 가르침을 이웃과 나누는 참신앙의 길을 가고 있다면 평신도를 보는 현재의 눈은 아마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한국의 평신도들이 스스로의 역할을 수동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것이 문제라면 문제일수도 있다고 보는 이회장은『평신도들이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소명과 역할에 응답할 수 있도록 교회구성원 모두가 도와주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현재 한국교회의 당면과제로「냉담자 증가 문제」를 손꼽는다. 전국상임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가 참으로 심각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는 이회장은 각 교구 평협 회장들의 입을 빌어 날카롭게 이 문제의 원인을 제시했다. 그 첫 번째가 교회 구성원들의 표양 부족이다. 성직, 수도자, 평신도 모두가 교회를 찾는 매력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는 점과 더불어 교회의 대형화를 지적한 전국 평협 상임위원들은 따뜻하게 수용되지 못하는 본당 분위기 등을 복음화의 장해요인으로 분석했다고 이회장은 전했다. 『많은 평신도들이 성직자들을 통해 그리스도의 모습을 찾고자 합니다. 물론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그 희망속에는 로만칼러를 착용한 성직자들을 보고 싶어하는 단순함도 포함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신도들의 소박한 희망사항을 조심스럽게 대변하면서 이회장은 이 원리 역시 평신도들에게 그대로 적용이 된다고 강조. 바로 비신자들이 신자들로부터 찾고자하는 모습이 그리스도의 모습일 것이라는게 이회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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