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에 들어간 동생에게 조상때부터 하느님을 섬긴 집안의 내력을 일깨워 주고 순교성인의 자손이라는 뿌리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가까이 했었던 교회 고서적이 이제는 나의 분신과도 같은 보물단지가 됐습니다』
교회내연구소를 제외하고는 국내 몇이 안 되는 평신도 교회 고서적 수집가로 소문난 서울 청담동본당 송명근(바오로ㆍ41세)씨.
송명근씨가 가승(家乘)돼 오던 고서적을 정리하고 국내외에 흩어져 있는 교회사료들을 수집하게 된 것은 10년 전 당시 신학생이었던 동생 송명은 신부에게 목숨을 바쳐 순교한 자랑스러운 순교자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사료를 통해 전해주고 또 뿌리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한다.
『고서적을 대할 때마다 책 한권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처참하게 순교당한 신앙 선조들이 생각난다』 는 송명근씨가 현재 보관하고 있는 교회고서적은 성서류와 교리서, 기도서, 신심묵상서, 성인전, 교회사, 전례서, 성가집, 사진류, 정기간행물 등 10종류에 총 2백50여점.
그중에는 1592년에 바티칸에서 발간한 라틴어성서를 비롯, 한역서학서로서 1662년경에 발간된 성교명징(목판본 일종의 호교서), 1864년에 다불뤼 주교가 번역한 신명초행 비오 9세 대관식 사진 등 교회사상 진귀한 고서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집안 선조들로부터 대대로 이어받은 30여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서적상을 통해 교회 고서적을 수집했다는 송씨는 고서적을 구입하기 위해 국내 고서적 수집가들의 모임인「한국 고서협회」에도 가입, 지금은 교회 고서적상들로부터 교회 고서적이 발견되는 즉시 자신에게 정보가 들어올 정도가 됐다.
『한사람이 한두권씩 보관할 경우 분실과 파손 등 보관상의 어려움이 많이 따르기 때문에 한곳에 모아 체계적인 관리와 연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집안에서도 가장 환풍이 잘 되는곳에 별도의 서재를 마련, 습도조절에 온가족이 관심을 기물이고 있다는 송씨는 퇴근 후 거의 매일을 서재에서 보낼 정도로 고서적에 대한 대단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고서적을 구입하기 위해 일본과 홍콩 등 동남아 각지를 여행하기도 하고 교회사 연구에 필요한 고서적이라면 얼마의 값이 되건 반드시 구입하고 만다는 송명근씨는 이런 직업을 하는 평신도가 좀 더 많이 생겨서 함께 연구하고 정보교환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비록 교회사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신앙선조들의 발자취를 찾고 숨겨진 사람들을 찾는데 더욱 노력할 생각』 이라고 밝히는 송씨는 자신이 소장한 귀중한 사료들을 보다 많은 신자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지난 10월 17일과 18일에는 청담동본당에서「교회사유물전」을 개최, 본당신자들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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