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시험하듯 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이지만 그들의 잘못된 영혼을 그대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마지막 회개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신앙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명 지존파로 살인공장까지 차려놓고 희대의 살인극을 벌여온 범인들을 검거하는 데 일등공신으로 알려진 서울 서초경찰서 고병천 경위(요한ㆍ46ㆍ서울 신천동본당)가 지존파 일당에게 신앙인으로서의 사랑을 베풀며 묵주 반지를 선물해 화제가 되고 있다.
서초경찰서 강력 4반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고 반장이 지존파에게 묵주 반지를 선물하기로 결심한 것은 이들이 비록 돌이킬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죽는 순간이라도 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됐다.
특히 고 반장은 범인을 검거하러 전남 영광으로 떠나기 앞서 신청동 성당에서 미사에 참례하고 성사를 보고 갈 정도로 독실한 신자로『이들 범인들의 잘못이 우리 사회와 자신에게도 있다는 죄책감을 떨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들이 인간성을 회복하고 갈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고 반장은 결국 범인들이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용서를 청하는 뜻으로 묵주 반지를 권했고 범인들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던 것.
고 반장은 영광에서 부인 전성자(아녜스)씨에게 전화를 걸어 묵주 반지 5개를 준비토록 요청했고 부인은 성당에서 반지를 구입해 방사까지 받아 9월 21일 이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고 반장은 이들이 이 사회에 베풀 수 있는 마지막 일로 장기 기증을 권유해 범인 김현양으로부터 장기 기증 의사까지 확인 받아 놓은 상태다.
아무리 잠복 근무와 출장 수사로 바빠도 주일미사를 거르는 법이 없을 정도로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고병천 반장은 무엇보다 중풍으로 11년째 누워 있는 팔순의 노모에게 부인이 질투를 할 정도로 지극한 효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범인들이 아무리 흉악하고 상상할 수 없는 죄인의 길을 걸었다지만 이들도『하느님의 마음에서 보면 측은하기 이를 데 없는 양떼가 아니겠느냐』는 고 반장은『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모든 신자들이 함께 기도하자』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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