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부터 추석이면 우리 집은 늘 북적댄다.
우리 부부에게는 8쌍의 대자 대녀가 있는데 큰 명절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이들 대자 대녀들은 아이들을 앞세우고 친정에 오는 양 모두 우리집에 모여 음식을 먹고 환담을 나눈다.아이들은 아이들끼리 어른들은 어른들끼리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어느 집에 손님으로 갔을 때의 불편함과 어색함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즐거워하는 대자 대녀들의 모습을 볼 때 우리 부부도 참으로 행복함을 느낀다.
이렇게 대자 대녀 부부들과 모임을 갖게 된 동기는 어느 한 부부와 우리 부부 사이에 아주 가슴 아팠던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가 대부모가 되었으나 영세식 후 왕래나 연락이 별로 없었던 그 부부가 얼마 후 냉담을 했으며 특히 그 부인은 타 종교로 개종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의 무관심으로 그렇게 된 것 같아 무척 마음이 아팠다. 얼마 후 그 부부가 이혼을 했다는 말을 듣고는 더욱 죄책감에 빠져 고민도 많이 했다. 다시는 이런 잘못을 반복하면 안 될 것 같아 이런 대자 대녀들의 모임을 준비하게 됐다.
지금 대자 대녀들은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형제와 같은 우애로 경조사가 있을 때는 서로 참여하는 아주 보기 좋은 모임을 갖고 있다. 아내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같이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속에서 이들 부부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기를 간구했다. 대녀들 손에 음식을 쥐어주는 아내들의 모습을 보면서 벌써 다음 명절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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