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 도서 가운데 최북단에 위치한 그래서 인천보다 평양이 더 가까운 백령도.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하여 무려 10시간을 바다를 가르고 달려 닻을 내리니 하루 해가 꼬박 저물었다.
백령도 천주교회에 갔었는데 지난 4월에 화재로 불 타버린 교육관 공사가 한창이었다. 새로 부임하신 유영훈(토마스 아퀴나스) 신부님은 해 뜨기 전부터 밤 늦게까지 인부들과 한 솥밥을 드시고 시멘트와 벽돌을 바르느라 얼굴이며 팔이 온통 해볕에 새까맣게 타셨다.
이곳은 기상상태와 교통이 불편한데 파도가 높거나 안개가 조금만 껴도 북한이 바로 옆이라 맑은 날까지 배가 뜨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건축 자재를 하나부터 열까지 인천에서 구입하는데 엄청난 경비와 시간이 걸리고, 신자 수가 적어 주일 헌금이 30만 원 정도인지라 교육관 공사가 언제 마무리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했다.
신자들이 돌아가면서 인부들의 끼니를 해결해 주고 사제관의 빈 방 하나마저 교리실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천까지 걸어가는 길이 있으면 걸어가고 그 배삯으로 벽돌 한 장이라도 사는 데 보태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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