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30일 살레시오미래교육원에서 진행한 서울대교구 제2지구 장애아부 ‘반디 주일학교’ 여름캠프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장애아부 학생들은 즐겁고, 부모님들은 그동안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치유를 받고, 형제자매들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는 ‘일석삼조’의 캠프였어요.”
서울대교구 제2 서대문-마포지구(지구장 김찬회 신부) 장애아부 반디 주일학교가 7월 28~30일 서울 살레시오미래교육원에서 여름캠프를 열었다.
그동안 반디 주일학교는 주일학교 장애아부 학생들이 서울대교구 장애인신앙교육부가 주관하는 여름캠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거나, 학생들만을 위한 캠프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학생뿐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 등 가족들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는 캠프를 기획했다. 캠프에는 17명의 주일학교 학생과 14명의 부모, 봉사자 30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캠프에서는 장애아 부모들의 치유를 위한 시간이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부모들은 캠프 기간 중 식사시간과 아침·저녁기도, 미사 등의 전례를 제외하고는 자녀와 떨어져, 그동안 장애인 자녀를 키우며 받았던 스트레스와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체적으로 부모들은 살레시오회 소속 사제들과의 면담과 사례 나눔 등을 통해 가슴에 진 응어리를 풀어냈다.

반디 주일학교 여름 캠프 참가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9살짜리 자폐아 딸, 7살짜리 아들과 함께 참가한 문영백(가브리엘·45·연희동본당)씨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시간이었겠지만, 부모로서 다른 장애아 부모들과 함께 교류하고 나누며 동병상련을 느끼는 시간이었다”면서 “서로 상처를 보듬고 나누며 내 안에 쌓인 스트레스가 사라진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장애아 부모님의 ‘힐링’을 위해서는 ‘장애인 인식개선운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이현주(바올리나)씨가 나섰다. 이씨는 록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바오로)씨의 부인으로, 부부는 발달장애 아들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씨는 자폐아 부모의 치유를 위한 ‘힐링캠프’를 운영해왔고, 이번에는 자녀들의 캠프에 부모들을 위한 이른바 힐링캠프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씨는 “힐링캠프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도닥여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동시에 아이들의 장애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부모들이 장애아를 키우며 속 안에 감춰온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 아이들은 소통의 방법이 다른 것 뿐”이라면서 “부모들은 이들의 표현을 기다려주며 다양한 소통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디 주일학교 교감 최승원(클라라·28·연희동본당)씨는 “주일학교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재미를 주고, 부모님은 아이들과 좀 떨어져서 쉬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이번 캠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반디 주일학교는 2006년 서울 2지구 장애아부 주일학교로 설립됐고, 연희동본당에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서대문구와 마포구 거주 발달장애 및 지적장애 학생 18명이 등록돼 있다. 교사 6명이 교리교육뿐 아니라 사회적응을 위한 생활지도도 담당하고 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