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해농산물을 생산ㆍ판매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 성직자가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주교구 신태인본당주임 나궁렬 신부는 지난해부터 관내 공소마을을 선정、무공해 고추ㆍ쌀 등을 생산해 자신이 직접 판매에 나서는 한편 무공해 농작물 주산 단지로서 「협업농장」을 건설할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나신부가 이 일에 발벗고 나서게된 것은 청정한 산골농촌에서 유기농업법으로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대도시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통해 유통질서를 개선하고 농가소득을 향상시키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환경과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우루과이라운드」에도 대처해 보려는 의도에서였다.
나신부는 이 일을 추진하기위해 관내 10개 공소마을중 지형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가장 적합한 곳으로 동막부락을 선정했다.
전북 정읍군 칠보면에서 내장방면으로 연결된 지방포 장도로를 따라 6KM지점에 위치한 이 마을은 해발 3백m 내외의 노령산맥 지류에 병풍처럼 둘러싸여 신선한 공기와 깨끗한 물이 오염되지 않은 채 보존돼 있다. 또 농토가 계곡이나 분지로 형성돼있고 다른 부락이나 농지로부터 떨어져 있어 이웃의 농약공해나 상류의 환경오염피해가 우려되지 않는 지역이다.
특히 동막마을은 신앙선조들이 병인박해를 피해 1884년경부터 숨어들어 살면서 형성된 산골교우촌으로 오늘날 24세대 주민 49여명 전원이 천주교신자들로 이루어져있다. 마을주민 전원이 천주교신자들이며、이들을 주임신부가 전적으로 신뢰할수 있다는 사실은 무공해농산물생산에는 대단히 중요한 관계가 있다.
그것은 오늘날처럼 「무공해」공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무공해농산물은 생산자의 정직성과 신뢰도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환경적인 조건과 생산집단의 질적인 조건이 겸비된 동막마을에서 지난해 처음 무공해농산물을 생산ㆍ판해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과 문제점이 드러났다.
먼저 재배과정에서 병충해로 죽어가는 농산물을 지켜보면서 농약살포유혹을 참지 못해 부부간 불화와 갈등을 빚는가하면 주위 농민들로 부터도 따가운 눈총과 질타를 받아야 했다.
농산물수확량의 대폭 감소는 생산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다. 예를 들어 고추의 경우 농약을 사용할 경우 농약을 사용할 경우 6월부터 10일까지 월2회씩 총 10회 수확이 가능하지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3~4회밖에 거둬들이지 못한다. 수확량은 돈과 직결되기에 여간한 인내와 신념이 없이는 감량 수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여기에다 무공해농산물의 판로 역시 용이치 못함. 워낙 「무공해」공해가 심한 탓이라 무공해를 인정받기가 어렵고 자연히 가격도 제값을 받기가 쉽지않다.
또 농님들이 직접 생산품을 들고 판매에 나서기도 쉬운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신부가 직접 무공해농산물 홍보와 판매에 나선 것이다. 「성직자」란 믿을수 있는 신분때문에「무공해」가 인정받아 서울등지로 판로가 뚫리긴하지만 그 지역 신자들의 봉사와 도움없이는 판매 역시 어려운 실정이다.
동막마을에서 생산되고 농산물은 쌀을 비롯 고추 참깨ㆍ들깨ㆍ마늘ㆍ감ㆍ콩ㆍ팥등의 작물과 야생녹즙효소ㆍ감식초ㆍ감잎차ㆍ토종꿀 등의 건강식품인데 지난해에는 무공해 고추 5천근 쌀 1백가마ㆍ기타 농산물을 직판했다. 금년에는 고추 8천근을 생산、9월까지 6천근을 판매하고 2천근이 남은 상태인데 가격은 시중고추값의 2배정도이다.
나신부는 2년간의 무공해농산물 생산 및 판매경험을 바탕으로 무공해농작물주산단지로서「협업농장」건설을 위한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계획을 보면 천혜의 무공해지역인 동막마을의 농토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농경지정리 및 확충이 필요하며 1967년이후 안보상의 이유로 경작이 금지된 산간국유지와 산중턱의 분지에 경작이 우선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이 마을은 24호의 농민 40여명이 총경작면적 6만여평(논 3만6천평、밭 2만4천평)의 극히 협소한 농토를 소유하고 있으며 농가당 평균 2천5백평에서 연간 6백만원이 못되는 수입을 올리고있어 농토의 확충이 시급한 실정이다.
농지가 정리되면 토양과 지형에 맞는 연중 작목체제를 세워 전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영농기계화도 병행해 이루어져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하는 부락에 걸맞게 협소하고 불결한 농가와 우사(牛舍) 등을 개량하며 농가소득을 증대시키는 방안으로 건강식품의 개발 및 포장등도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무공해농산물의 대량생산에 대비「신용」에 의한 판매보다는 공인기관의 「검사」에 의한 무공해가 인정받는 체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제시하고 있다.
나신부는 부락 농민들이 선지화된 농업기술을 견학하고 영온기술을 배울 수 있기위해 현재 일본「요꼬하마」교구와 자매 결연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나 신부의 계획대로 무공해농산물이 생산돼 농민과 소비자가 다함께 혜택을 입고 나아가 자연환경과 국민의 건강을 보호할수 있기 위해서는 농민과 소비자의 인내와 협조 그리고 행정당국의 배려와 지원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 연락처=(0681)571-2444 신태인성당사제관<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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