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평생, 자신보다도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아 온 한 평신도여성의 평범하지 않는 삶과 나눔에 이 가을을 풍성하게 한다.
13년동안「여성의 집」을 운영하며 가난한 여성의 대모로서 그 자녀들의 어머니로서 활동해 온 박경옥(모니까)원장이 교회내에서 봉사하고 일하다 늙어 오갈곳 없는 노인들을 위해 양로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부님의 식복사나 수녀원 신학교 등에서 평생 일하다가 이제는 늙어 의지할 곳도 없고 오갈 곳도 없는 노인들이 신앙 얻어서 마지막 생활을 편안하게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습니다. 현재로서는 토지만 매입해논 상태이고 구체적인 계획은 어느 정도 건물이 완성되면 알리고 싶습니다』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교회내 여성들을 위한 양로원 건립은 가난한 여성과 더불어 살기 27년, 그 힘겨운 여정속에서 박경옥 원장이 가장 절실하게 느낀 여성 문제에 대한 해답인지도 모른다.
사회적 격동기였던 60년대 말 최초 한국 JOC 전국 회장을 맡아 일했던 박원장은 가난한 여성노동자들에게 따뜻한 잠자리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독일유학의 부푼 물도 던져 버린 실천하는 지성인이었다.
『81년도 늦가을 저를 찾아 온 여인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청공소에서 일하다 손이 짤려 이제는 자신이 밥벌이를 해야 한다면서 울먹이던 여인이었어요. 하루종일 낮에 온 여인의 눈물의 의미와 저의 역할 등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며칠후 대학강의를 마치고 나오던 박원장은 일본의 아낙네들이 파트타입으로 일하던 파출부를 떠올리게 되었고 그때부터「여성의 집」을 설립, 가난한 여성들에게 파출부교육을 시키기 시작했다.
『대부분 가난한 여성들은 자신의 힘으로 가난을 떨쳐 버리려고 하지 않습니다. 의지를 불어넣는 것이 중요했지요. 그래서 제가 먼저 파출부로 나가기도 했습니다』
가난한 여성들의 먹을거리를 해결하고자 파출부교육을 시킨 박원장은 파출부는 식모가 아니라 누구나 할수 있는 노동이고 직업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지금까지도 신앙교육과 요리실습, 가전제품 사용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
또 그들이 안심하고 일터에 나갈수 있도록 그 자녀들을 자신이 직접 돌보며 「24시간 아가방」을 운영, 지난 1년동안 6백3명의 어린이들을 손수 키워오기도 했다.
『대부분 가난한 여성이 겪는 문제는 남편들의 알콜 중독과 폭력입니다. 그들은 자녀들과 함께 머물며 일하고 싶어하지요. 저는 양로원안에 가난하고 불우한 여성들의 쉼터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교회내 여성노인들의 문제와 가난하고 불우한 여성의 문제를 해결할 양로원은 여성들이 일하러 나가면 노인들이 아이들을 돌봐주고 또 노인들은 여성들이 돌봐주는 등 서로 상호교류를 통해 어느곳 보다 훌륭한 공동체를 이룰수 있다고 박원장은 설명한다.
박원장은 대학강단에서. 피정강론을 통해, 타고난 손재주를 자본으로 카드제작이나 요리, 인형극 강습 등을 실시하며 푼푼이 모은 돈으로 양로원건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앞으로 모자라는 많은 비용에 대해서는 하느님의 도움이 있을것이라 확신하며 걱정하지 않는다.
현재 생후 10개월부터 7살까지 올망졸망한 14명의 어린이들을 혼자 힘으로 먹이고 씻기고 재우느라 여념이 없는 박원장은 총체적 여성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양로원 건립에 대한 희망으로 힘든줄도 모르며 하루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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