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가깝게 지내던 사람이 얼마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저녁 늦게 직장에서 돌아오다 횡단 보도를 건널 때 술취한 운전수의 트럭이 그를 덮쳤다. 그의 가족 모두 성당에 열심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의 부인을 위로하고 도와주기 위해 방문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그의 부인에게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드리고 어려움을 극복하세요』라는 말로 위로를 했다고 한다. 그 부인은 그런 말을 들을 때 거부감이 앞서고 듣기 싫었다고 했다. 그렇게 사랑하던 남편을 잃고 어린 두 아이를 데리고 살아갈 걱정에, 살고 싶지않은 심정인데 이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면 그런 하느님은 어떤 하느님인가? 그런 하느님은 분명히 잔인하고 나쁜 하느님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혹시라도 그 부인이 살아가면서 그 큰 고통속에서 나마 하느님의 뜻으로 받아드린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하느님을 원망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중에 있는 사람에게 하느님의 뜻이라고 하면 받아드리기 어려워 할것이다. 하느님의 뜻이란 하느님이 원하신다는 의미인데 좋으신 하느님이 사람들이 어떻게 잘못되고 불행하게 되는 것을 바라신다고 할 수 있을까?
몇 년 전에도 부당하게 정권을 잡은 대통령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해 있었는데 매스컴을 통해 어떤 종교지도자가 하느님의 뜻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은적이 있다.
종교인들은 흔히 『하느님의 뜻입니다. 하느님의 섭리입니다』와 비슷한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것 같다. 삶을 통해 깊이 깨달아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신앙생활을 하며 반복해서 듣거나 습관화된 말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에는 위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도움은 커녕 상대방에게 저항감을 일으켜주고 하느님의 이름을 헛되게 하기도 한다.
신앙이 삶에서의 진리를 깨닫게 하는데 게을리하고 교리를 반복하고 습관화하는데 치중하면 잘못된 신앙인이 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