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주 지적당하는 것 중 하나가 공중도덕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물론 잘 지키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에 사회질서가 그나마 유지될 것이다. 공동의 것을 아낄 줄 모르면서 자기 개인의 것은 아끼는 반대심리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물건을 잃어버리고도 찾아가지 않는다거나 거액의 돈을 마구 쓰는 풍습이 생겼다고 하니 아마도 자기 것을 아끼고 절약하는 습성도 많이 퇴색된 옛날 이야기에 불과한 모양이다. 자기 것은 자기 혼자 손해보고 자기가 책임지면 될 것이다. 그러나 공동의 것은 그렇지가 않다. 수백 명 수천 명 수만 명이 주인인 경우가 되기 때문에 그 모든 사람의 이익과 손해에 관계되기 때문이다. 결국은 자기 자신마저 그 피해자나 이익을 보는 사람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니 주인이 없는 듯이 보이는 물건이나 시설물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 섬뜩해진다.
온 국민이 자신의 것은 물론 공동의 것들을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성립된다면 우리 신자들은 자신들이 속한 교회 안에서 이와 똑같은 입장이 될 것이다. 교회 안에 속한 모든 것들은 모두 신자들의 손으로 이룩해 놓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내 개인 명의로 되어 있지 않다고 마구 사용하여 파손시킨다던지, 지저분하게 사용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자기 자신과 신자들 모두에 돌아갈 것이다. 문고리 하나에서부터 장궤틀까지 어느 하나라도 예외는 없다.
우리는 이웃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이웃에 관계된 것들에 대해서는 많이 무관심하게 살아오지 않았는가. 어느 하나라도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지 않은 것들이 있겠는가. 만일 그런 것들이 있다면 이는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행동이 빚어낸 결과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제안을 하고 싶다. 이웃을 사랑한다면 물건들도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