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18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에 평화신문 주간 홍문택 신부가 수행기자단의 일원으로 참가했다. 『3박 4일간의 일정이 1박 4일로 느껴질 정도였다』는 홍신부는『북한사회의 변화개방과 북한선교를 위해 우리 신자들이 기도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한국 교회도 통일과 북한 선교를 대비해 내적으로 쇄신되려는 자성노력이 있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홍문택 신부와의 일문일답.
-결론적으로 북한선교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무엇보다 북한의 정책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한 종교분야마의 개방, 교류는 어렵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북한의 종교정책은 그들이 견지하고 있는 대남 통일정책 등 정책전반과 맞물려 있습니다. 이것은 곧 그들의 필요에 따라 종교정책도 얼마든지 대외용으로 운용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종교분야만 따로 떼내여 교류를 모색한다는 것은 힘들거라는 생각입니다.
-북한교회 관계자는 누구를 만나셨는지요. 도 교회관련 시설이나 단체를 방문한 곳이 있는지요.
▲고위급회담 본래 목적이 정치적인 것이기 때문에 회담, 만찬장에서의 비밀접촉은 일체 불가능했습니다. 마지막 날 만찬장에서 북한조선천주교인협회 장재철 회장을 만났는데 이것도 사전에 북측과 합의가 된 사항입니다. 안내원보고(홍신부는 마지막날 만찬에 로마칼라를 하고 참석했다) 자신의 여동생이 신자라고 밝히기도 했지만 공식접촉은 장재철
회장 뿐입니다.
그는 북한의 천주교신자가 92년 3월말 현재 3천명이라고 했습니다. 이 숫자는 작년 김현욱 의원이 등이 방북했을때 이들이 밝힌 1천2백58명보다 배이상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물론 확인할 수 없는 수치라고 봐야지요.
고위급회담의 성격상 장충성당은 방문철 회장을 통해「남포」와「원산」에 2군데의 공소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북한방문은 처음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평소 알고 계시던 북한사회와 직접 보고난 후의 느낌은 어떠신지요.
▲북한주민들의 생활상은『가보지 않고서는 심각할 수 없다』는게 가장 적절한 표현일것 같습니다. 마른 얼굴에 까맣고 까칠한 피부는 그들의 고달픈 생활을 짐작케 했습니다. 선전용으로 지어놓은 평양시내의 몇몇 빌딩너머로 보이는 전경은 50~60년대의 한국거리를 보는듯 했습니다.
-방북 기간중 신부님은 어떤 신분으로 활동하셨습니까. 성직자 신분으로 다니셨다면 그들의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기자단의 일원으로 간거니까 일단은 기자신분으로 활동했습니다. 마지막날 만찬장에 신부복장을 하고 갔지요. 그랬더니 많이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신부라는 말이나 성직신분에 대한 이해가 그들에겐 전혀 없었습니다. 문규현 신부 얘기를 하고서야 조금 이해를 하는 표정이더군요. 북측기자들중에서도 극히 일부만 성직자에 대해 이해하는 정도였습니다.
-우리의 관심사는 역시 북한교회와 신자들입니다. 신부님께서는 북한교회가 과거 우리가 알고있던 교회와 끈을 맺고있다고 느끼셨습니까. 아니면 단절됐다고 느끼셨습니까.
▲신자 개인으로서는 옛날 신앙이 이어져오는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북한체제하에서는 전체 교회의 모양을 다시 짜 맞춘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장충성당을 건립한 것도 사실은 평양 청년축전이 계기가 된것 아닙니까.
-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신부님의 말씀을 종합하는 의미에서 이번 방북의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
▲우선 여러가지로 제약된 상황이지만 이렇게라도 북한을 방문할 수 있었다는 것이 큰 기쁨이고 개인적으로도 하느님께 감사한 일입니다.
북한선교가 그렇게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두번째로 들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통일후의 북한선교를 대비해 한국교회가 더욱 쇄신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입니다. 북한을 선교하고 지원하는 것이 단순히 어려운 이웃, 도와주듯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오염되지 않은「알짜배기 신앙」을 전해주려면 그만큼 우리 교회도 이런 지향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홍신부는 이번 방북기간중에 북한선교위원회 위원장 이동호 아빠스의 전언과 평양서 창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측의 메시지를 북한 관계당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