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 회원들이 매월 둘째 주 구 남천성당에서 열리는 월모임을 갖고자 모일 때 마당 한 켠에서는 장애인과 봉사자들이 타고온 차들의 본네트를 열고 자동차 내부를 이리저리 살펴보며 엔진오일 교환, 냉각수 교체, 에어클리너 교환 손질, 윈도우 세정액 교체 등 부지런히 손놀림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주인공들은 바로 김민호(바실리오ㆍ42세ㆍ부산 온천본당)씨와 하봉생(베드로ㆍ43세ㆍ부산 사직본당)씨이다.
대우자동차 부산정비사업소에서 각각 판금과 도장을 담당하고 있는 김씨와 하씨 이들 두 사람은 각기 본당에서 레지오마리애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열심한 신자이기에 그 같은 봉사는 자랑이 아닌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이들이 10시 30분부터 회원들의 회합이 끝날 때까지 수리 정비하는 차량은 평균 17여 대 정도.
사직본당 기도모임에 나가던 아내로부터 그곳에서 만난 지체장애인 선교회원인 한 자매의 장애인들의 차량 정비에 관한 애로사항을 듣게 된 김민호씨는 전임회장인 김용국(라파엘)씨의 요청에 따라 올 2월부터 아내와 함께 봉사활동에 뛰어들었다.
5월부터는 기술봉사로 전환, 좀 더 본격적인 형태로 돌입하고자 회사 동료인 하봉생씨에게 동참을 권유했는데 하씨가 이에 흔쾌히 승낙, 이때부터 함께 일을 시작했다. 특히 회사에서는 김씨와 하씨의 이 같은 활동에 적극적인 지원을 결정, 차량 정비와 수리에 들어가는 부품을 무료로 공급해줘 이들의 활동에 큰 활력소가 되기도.
처음부터 김씨와 하씨의 정비 수리는 쉽지만은(?) 않았다. 자사 차량의 경우엔 부품 교환이나 수리가 가능했지만 타 회사 차량의 경우엔 엔진이나 배선 등 구조가 달랐기 때문. 그래서 그들은 기아ㆍ현대자동차 정비사업소를 일일이 방문, 기술 자문을 받는 등 노력을 기울여 이제는 어떤 차도 손 쉽게 다룰 정도로 발전했다. 이를 계기로 김씨와 하씨는 기아ㆍ현대 자동차 정비소 신자들과 같이 봉사를 하는 계획을 마련해 현재 추진 중에 있다고 전한다.
정비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정비소처럼 완벽하게 하지 못해 어려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마저 든다는 김씨와 하씨는『지체장애인선교회가 새로운 곳으로 옮겨가게 되면 제대로 된 정비시설을 갖춰 지금보다 나은 봉사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장애인들이 현재의 다소 미흡한 점을 이해했으면 한다고 덧붙인다.
주일에 펼치는 자신들이 봉사활동에 전력하고자 고심 끝에 김씨는 레지오마리애 서기직을 내놓고 평단원으로, 하씨는 단장직을 내놓고 평단원으로 활동하기로 결정할 정도로 이들 두 사람은 장애인들에 대한 사랑으로 똘똘 뭉쳐 있다.
김민호씨의 경우 자신은 자동차 정비 2급 기능사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 그래서 김씨는『차량 정비에 필요한 내용을 수록한 책자를 발간해 각 성당을 돌면서 신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게 소망』이라고 말한다.
『꾸르실료 교육을 받으면서 남을 위해 무엇인가 하겠다는 하느님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선택한 것이 장애인 차량봉사』라는 김민호씨와『다른 사람을 위해 살며 주위에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라던 누님 수녀의 권유에 따라 타인을 위해 봉사할 때 하느님께서 기뻐하실 것이라는 마음으로 남을 도우면서 나를 바로 잡아가는 것에 노력하겠다』는 하봉생씨의 말과 행동에서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이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가 함께 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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