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여자…★
새로 파마를 한 머리가 엉망이어서 막달레나씨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단 한 마디로 경고(?)를 해두었다.『제 머리에 대해서는 일체 말하지 않기예요.』
저녁 식사를 하면서 바오로씨는 날씨와 바오로씨의 사무실 이야기만 하고 머리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들먹이지 않았다. 막달레나씨는 차츰 조마 조마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설거지를 할 때 바오로씨가 조용히 다가오더니 왈,『지금 가시는 게 좋겠어요. 마누라가 곧 올 텐데, 내가 낯선 여자와 같이 있는 걸 보면 안 좋아할 거예요』
★…카폰…★
도로가 꽉 막혀서 차들이 꼼짝 못하고 있었다.
이렇게 10분이 지났고 앞으로 얼마나 더 묶여 있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바오로씨는 이때, 그동안 자주 못했던 묵주기도라도 바칠 양으로 호주머니를 뒤져 묵주를 찾으며 다른 차의 운전자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살폈다.
그러자 바로 옆의 차에 앉아 있던 사람이 한참 카폰에다 대고 뭐라고 떠들더니 갑자기 앞 자리 창문을 내리고 바오로씨에게 전화기를 들이대며 큰 소리로 외쳤다.
『여보세요, 우리 집사람에게 제 귀가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 좀 말씀해 주시겠어요?』
★…띄어쓰기…★
우리나라 국회에도 가톨릭 신자들의 모임인 가톨릭의원회가 있다.
모 지역 의원인 김해석씨도 그 지역의 D본당 신자로서 필자와 같은 본당이다.
본당 신부님께서 건강 증진에는 뭐니뭐니 해도 등산이 최고라시며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산행을 즐기시는데 이름하여「월요회」엔 동참하는 신자들도 꽤나 되는 숫자다. 마침 가을의 전령인 갈대제로 유명한 경남 창녕의 화왕산으로 향했다.
차가 구마고속도로를 벗어나 창녕 인터체인지로 들어서서 읍내로 향하는데 본당 신부님의 눈에『김해석 물공장』이라는 커다란 간판이 들어오는 게 아닌가?
『아니, 김해석 형제가 언제 이곳에 물공장을 차렸나 지역구도 아닌 곳에, 더더군다나 물장사라니 너무한 거 아냐? 물장사면 물장사지 물공장은 또 뭐야……. 그런데 웬 돌이 저렇게 많아……?』하시며 자세히 보니 『김해 석물 공장』을 그렇게 써 놓았더란 말씀.
★…찰고…★
열심한 여 교우가 시어머님을 입교시켜 드디어 영세 찰고 때가 되었다.
신부님께서 시어머니에게『예수님은 누구 때문에 돌아가셨지요?』하고 물으셨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머뭇거리며 열심한 며느리를 돌아보니, 우리 죄 때문이라고 대답하라는 뜻으로 며느리가 자기 가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걸 보고는 얼른『우리 며느리 때문에 돌아가셨지라우』하고 대답하는 게 아닌가?
며느리가 얼른 벽에 걸려 있는 고상을 손으로 가리키며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고 대답하시라는 신호를 보냈다.
가만히 고상을 쳐다보던 시어머니 왈,『아. 우리 며느리 때문이 아니라 바로 중풍 때문이구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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