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보잘 것 없는 것도 남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 경제성장 등으로 볼 때 야학은 사실상 필요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야학교사봉사를 드러내 놓고 이야기 하기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배움에 굶주린 근로청소년들을 위해 만 2년동안 인향 야간 중ㆍ고등학교 (인천시 신흥동 소재) 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한두현(마지아ㆍ50ㆍ인천 송현동본당) 씨는 주위의 참된 봉사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며 겸손해 하다.
지난 86년부터 올해 8월초까지 7년간 본당사무장으로 재직했던 한두현씨가 야학 교사로서「늦깍이교사」가 된 데에는 야학출신인 송현동본당 청년회장의 간곡한 요청에 의해 비롯됐다.
『처음 인향야학교를 방문하고 보이지 않는 그늘도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또한 대부분 결손가정의 자녀들인 이들이 나쁜길로 빠지지 않고 스스로 배움의 길로 문을 두드린 것에 대해 큰 고마움을 느껴 봉사할 것을 결심했습니다』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던 한두현씨는 자신도 학창시절 어렵게 공부했기 때문에 이들에게 가르치고자하는 애착이 더욱 컸다고 한다.
검정고시합격에 당면목표를 둔 근로청소년 들이지만 한두현씨는 이들에게 교과진도 외에 덕성ㆍ인성 함양교육에도 열성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검정고시 시험날짜에 쫓겨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가르칠 수 없는것이 아쉽다고 한다.
정규학교에 비해 수업일수ㆍ시간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야학이지만 매주 화ㆍ수요일 2시간씩 가르치는 영어시간을 통해 한두현씨는 틈틈이 신앙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다. 또한 촉박한 시간속에서도 그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나이 차이가 많아 생기기 쉬운 세대 차이벽을 허물면서 학생들과 더 가깝게 지내고자 노력하곤 한다.
야학교사 생활에서 가르치는 것 보다 얻는것이 더 많다는 한두현씨는 대학생들인 자원봉사 야학교사들이 개인시간을 모두 바치면서 열정적으로 베푸는 사랑의 실천 현장을 볼때 마다 좀 더 열심히 하지 못하는 자책감으로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ABC도 모르는 학생이라도 더 배울려고 하는 모습을 볼 때「내가 있을 자리는 바로 여기」라는 사명감을 강하게 재인식 한다』는 한두현씨는 학생들이 검정고시에 합격했을 때가 무엇보다도 가장 기쁘고 보람을 느끼며 성탄ㆍ새해때 학생들이 잊고않고 카드를 보내올때도 큰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두현씨는 본당 사무장으로 재직할 때 수련대회나 소풍등 야외행사에는 한번도 참석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지난 8월초 본당사무장직을 그만두고 일요일에 휴업하는 세탁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이제는 시간이 자유로와 야학행사에 적극 동참할 수 있다며 즐거워했다.
『사무장으로 일할 때 광주대교구 함평본당 강길웅 신부님으로 부터 자신이 쓰신 책 한권을 우편으로 받은 적이 있는데 이때가 사무장 시절중 제일 신났던 때였다』고 회고한 한두현씨는 본당사무장에 대한 교회의 배려가 필요하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는다.
신앙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고,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주위에 알려지는 것이 부끄럽다는 한두현씨는 시간과 환경이 허락하는 한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끊지 않을 생각이며 수업 외에 교안작성 등으로 바쁘지만 시간이 허락하는데로 예전에 해왔던 장애인봉사ㆍ병자방문 등 교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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