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마 리의 마귀가 훈련을 마치고 세상에 파견되기 직전에 마귀 두목 앞에서 시험을 치루게 되었다.
마귀 두목은 첫번째 마귀에게 물었다. 『너는 어떤 방법으로 세상 사람들을 유혹하여 지옥으로 데려오겠느냐?』 『저는 세상에 나가서 「하느님은 계시지 않다」 라고 유혹하겠습니다』.
첫째 마귀의 대답을 듣고 마귀 두목은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세상 사람들은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깜짝 놀라기만 해도 「아이구 하느님」이라고 하지 않느냐. 특히 대한민국 사람들은 애국가를 부를적마다 「하느님이 보호하사」라고 노래 부르며 하느님이 계신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 않느냐. 너는 다른 방법을 연구하도록 하여라』.
두번째 마귀에게 같은 질문을 하였다. 두번째 마귀는 『저는 「지옥은 없다」 라고 유혹하여 세상 사람들을 지옥으로 데려오겠습니다』.
마귀 두목은 이번에도 고개를 가로저었다. 『세상 사람들은 천당과 지옥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실히 믿고 있단다. 착한 사람들을 위하여 천당이 있으니 악한 사람들을 위하여는 지옥이 필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단 말이다. 네 방법도 틀렸으니 다시 연구하기 바란다』.
세번째 마귀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였다. 『저는 세상에 나가서 천국에 들어가기 위하여 급히 서두를 필요가 조금도 없다고 하겠습니다』.
마귀 두목은 한길이 넘도록 뛰어오르며 박수를 치면서 『가거라! 너는 그 방법으로 무수한 사람들을 지옥으로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 하며 기뻐했단다.
『때가 다되어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라고 복음선포의 첫 음성을 터뜨리신 예수님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하여 그날과 그시간은 아무도 모르니 항상 깨어 준비하고 있으라고 가르치셨다.
열 처녀의 비유말씀 속에서도 항상 기름을 준비하여 꺼지지 않은 등불을 준비하여 놓고 신랑을 기다렸던 슬기로운 처녀들처럼 지금 시간이 있을때 그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가르치시지 않았는가.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판공성사나 간신히 보고, 주일미사 참여정도로 신앙생활을 다하고 있는 줄로 착각하는 이들에게 수계생활을 열심히 할 것을 권면하면 지금은 바빠서 안되겠고 이 다음에 해보겠다는 것이 대부분의 대답이다.
냉담중에 있는 이들도 지금은 좀 쉬고 나중에 알아서 하겠단다. 신자 아닌 이웃들도 지금은 돈을 벌고 재미도 보고 욕심도 채워본 후에 신앙생활을 하겠단다.
세번째 마귀의 활동이 대단한가 보다. 어서 그놈의 세번째 마귀를 잡아야겠다.
『주님, 이제는 제가 마귀 잡는 창을 쓸 때가 왔나 봅니다. 힘을 주소서』.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고건선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차주부터는 인천 부평2동 주임 황상근 신부님께서 집필해 주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