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을 바꾸어 좀 더 나은 다음」을 위해 뛰고 있는 사람. 그래서 과격하고 거칠다는 얘기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는 이성재 변호사(37세ㆍ바오로ㆍ종로본당)는 이 땅의 4백만 장애인들의 대부이자 희망으로 통한다.
언제일지 알 수 없는 장애인 복지 실현을 위해 오직 한 길로만 뛰고 있는 이성재 변호사는 자신도 다리가 불편한 소아마비 장애인으로서 누구보다 장애인의 아픔을 더 절실하게 체험하고 있는 당사자이자 법률가요 장애인들의 친근한 벗이다.
『대학 졸업 후 당시 신앙적 고민 속에 빠져 있던 나를 사법시험에 붙게 한 것은 4백만 장애인들과 사회에서 고통받고 살아가는 소외된 이들에게 헌신하며 살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서울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 살아있는 양심가로 정평이 나있는 이성재 변호사는 지난 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곧바로 변호사로서의 삶을 시작, 바쁜 변호사 생활 중에도 장애인과 관련된 복지문제에는 감초처럼 나타나 자신의 장애인 복지관을 설파하고 있다.
이성재 변호사는 현재 「장애인 권익문제 연구소」소장과 「함께 걸음」발행인을 겸하고 있으면서 장애인을 위한 정책개발 사업과 입법추진, 복지관련 강연, 세미나, 장애인 대학 개설, 장애인 인권백서 발간, 장애인 권익상담 및 법률 상담을 통해 장애인들이 일반인과 똑같은 대접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의 모든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 장애인 권익문제 연구소는 현실에서 장애인에게 가해지는 불평등과 부당한 편견, 정치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정책적 소외를 개선하기 위해 과학적인 재활방법과 정책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이성재 변호사는 또 장애인 권익문제 연구소 내에 장애인에 대한 총체적 이해와 본질적 해결을 모색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애문제를 사회운동으로 활성화시키기 위한 「장애인 대학」도 개설하고 있다.
이성재 변호사는 이제까지 기울여왔던 자신의 이러한 모든 노력은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편견을 불식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말하고 『그러한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이 땅의 4백만 장애인들과 함께 장애인 복지에 관한 숙제를 하나씩 풀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그는 장애인들의 의식수준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변화돼가고 있어 다행이라고 지적하고 그 단적인 예로 수동적 입장에 있던 장애인 복지계가 능동적 입장으로의 변화와 굴욕적인 태도에서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외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경희대 법대를 졸업한 뒤 3년 만에 사시에 합격한 후 소외된 이들을 위해 살겠다고 약속을 했다는 이성재 변호사는 대학졸업 후 장애인이기 때문에 취직할 수 없는 자신을 달래기 위해 사시공부를 했어야만 했다며 성모님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주위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93기획 앞서 달린다] 5 장애인 변호사 이성재씨
장애인 복지실현 위한「외길」
법조계의 살아있는 양심으로 정평
사회운동 차원 활성화 위해 장애인 대학 개설
과학적인 재활 정책 마련위해 심혈
4백만 장애인들의 대부
발행일1993-02-28 [제1844호, 14면]